이란, 아라크 중수로 재가동 선언…"유럽 해군 연합체는 도발" 반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서명 당사국과의 긴급 회동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모든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도출된 것은 아니며, 이란의 핵 이행 단계적 중단 움직임도 포착돼 중동 긴장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압바스 아라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 서명국인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러시아 및 유럽연합(EU) 관계자들과 가진 긴급 회의 “분위기가 건설적이었고, 논의도 좋았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본사 앞에서 펄럭이는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모든 이슈들을 해결했다고 할 수는 없으나 많은 약속들이 있었다”면서 서명 당사국들이 핵합의를 살리자는 여전한 의지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중국 특사인 푸콩 군비 규제국 국장도 “모두가 핵합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미국의 일방적인 (대이란) 제재 조치에는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다만 비교적 긍정적이었던 긴급 회의 분위기와는 달리 이란에서는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발언들이 잇따랐다.
이란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 핵에너지청장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2015년 핵합의 이후 이란은 24t의 우라늄을 농축했다고 밝혔다. 살레히 청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핵합의에서 제한한 저농축 우라늄 저장량 300kg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살레히 청장은 또 이란이 핵합의에 따라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돼있는 아라크 중수로 발전소를 이전 상태로 되돌려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핵합의 당시 이란은 이라크 중수로를 폐쇄하는 대신 원자로를 400MW급으로 현대화해 의료 및 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의 핵합의 파기로 아라크 중수로 현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이를 예전상태로 되돌려 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유럽의 페르시아 만에 대한 해군 연합체 파견 움직임을 거론하며 “이는 매우 적대적 메시지이며 이란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같은 행태가 오히려 긴장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며서 “배를 훔치는 범죄를 멈춰야 할 나라는 영국이고,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선의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정부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최근 영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구축함을 추가 파견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같은 날 영국 국방부는 HMS덩컨함이 걸프 해역에 도착했다고 알리며 덩컨함이 HMS몬트로즈함과 더불어 영국 상선과 유조선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