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수원화성 바라본 예술가의 10가지 시선…'셩:판타스틱 시티' 개최

기사입력 : 2019년07월23일 15:57

최종수정 : 2019년07월23일 15:57

정조가 꿈꾼 이상향 수원과 수원화성 동시대 작가 시선으로
회화, 설치, 사진 미디어 등 총 22점 전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젠, 더 이상 진실을 덮지 마시오."

박근용 작가가 버려진 폐간판으로 만든 작품의 제목이자 작품 그 자체다. 각양각색 빛을 내는 이 네온사인은 아름답지만 작가의 날카로운 비판이 담겨있다. 진실이 은폐되고 존재가 지워지는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젠 더이상 진실을 덮지 마시오'는 혁신을 소재로 작품 구상 중 막걸리를 한 잔하다 우연히 마주한 네온사인에서 탄생했다. 혁신을 위해서는 은폐된 역사를 드러내고 문제는 해결해야 한다는 작가의 의지를 담았다.

박 작가는 "정조가 꿈꾼 수원은 이상적이고 혁신적인 도시다. '현실적'이라면 우리는 첨단기술이 들어서는 곳이라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다. 뭣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잘못을 드러내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뉴스핌] 이현경 기자= 박근용 작가의 이젠 더이상 진실을 덮지마시오 2019.07.23 89hklee@newspim.com

박근용 작가를 포함해 모두 10명이 수원과 수원화성을 바라보는 전시에 참여한다. 경기도 수원시미술관사업소(소장 김찬동)가 기획한 2019 수원화성 프로젝트 '셩:판타스틱 시티'로, 오는 23일 개최해 11월 3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셩'은 적의 습격에 대비해 구축한 방어시설을 총칭하는 '성'의 의미를 담았다. 여기에 밝게 살면서 헤아린다는 뜻을 지닌 제22대 왕 정조(재위 1776~1800)의 이름 '셩/성'을 섞은 중의적 표현이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신은영 전시담당자는 "정조의 이름을 이산으로 알고 있지만 정조대왕이 편찬한 한자사전 '어정규장전운'에 따르면 '이셩/성'으로 부른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전시는 도시 수원을 압축적으로 상징하는 두 개의 성 '수원화성'과 '정조(셩)'를 키워드로 삼았다. 김경태, 김도희, 김성배, 나현, 민정기, 박근용, 서용선, 안상수, 이이남, 최선 등 동시대 작가가 이를 주제로 신작을 소개하는 식이다.

김도희의 '만인융릉'과 최선의 '나비', '침대성' [사진=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왕릉의 도입부인 진입공간이다. 정조의 삶과 그의 실존을 가능하게 했던 수원화성에 담긴 이념에 주목한다. 민정기 작가는 '봉수당을 복원하다'와 '서장대에서 본 광교산' '유형원의 반계서당'으로 수원 도심을 수채화와 같은 맑은 색감와 자유로운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작가 나현은 개망초, 클로버 등 귀화식물을 활용한 작업과 16세기 서양 기술을 소개한 도서 '기기도설'을 결합해 책의 속성을 새로운 서사로 풀어낸 '귀화 식물도설'과 영상작품 '선인문' '환경전'을 공개한다. '기기도설'은 수원화성을 지을 당시 정조가 정약용에게 내린 책으로 서구의 문물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으로 현대 사회에서 '기기도설'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을 모았다.

2부에서는 개혁군주로서 정조와 죽음 이후 미완의 군주로 남은 그의 면모를 살펴본다. 작가 최선은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했던 침대 시트로 만든 수원 팔달산의 형상 '침대성'을 통해 인종, 성별, 언어, 이념의 경계를 넘는 인간 실존과 숭고함에 대해 질문한다.

아울러 그의 대표작인 오수회화 '나비'도 선보인다. 파란색 잉크를 떨어뜨려 여러 사람들이 숨으로 불어가며 완성한 이 작품은 수원 시민들과 함께 작업해 의미를 더한다.

김성배의 '셩_온새미로'(앞), 오른쪽 뒤는 김경태의 '서북공심돈', 왼쪽은 안상수의 '문자도_이성, 수원', 안상수의 '문자도_화성, 수원'[사진=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이날 현장에 참석한 최 작가는 "숨이 깃든 작품이다. 숨은 살아 있음을 의미하며 간단하면서도 엄숙한 일이다. 이 숨이 만든 길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날숨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조가 수원 화성을 지은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록하고,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다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수원화성이 외형적으로 아름답지만 감동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한켠에는 김도희 작가의 '만인융릉'이 설치돼 있다. 붉거나 누렇고 검은 흙을 켜켜히 쌓은 무덤 형태의 작품이다. 이 세가지 가루는 염색하지 않은 천연 흙과 모래들이다. 작가는 은폐와 엄폐, 현실과 비현실, 삶과 죽음이 누적된 흙가루를 곱게 쌓아올려 축적된 시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3부는 신성한 공간인 왕릉의 능침(왕의 무덤)으로 정조의 이상향과 지향점을 통해 지금의 시간과 내일을 바라본다. 이이남은 미디어 작품 '다시 태어나는 빛'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응축왼 수원화성의 시간을 뒤섞고 과거의 도상과 기록을 현재와 병치해 미래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작가 나현의 '식물채집', '귀화식물도설', '선인문', '환경전' [사진=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김성배의 '셩_온새미로'는 7.5m 흰 원형 선반에 먹물로 흑백현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쪼개지 않고 사물의 생김새 그대로를 유지해 실존과 영원을 어떻게 사유해나갈 지 질문한다.

김찬동 소장은 "정조의 혁신성과 그것의 실체인 수원화성이 어떻게 현재를 위한 사유와 미래를 위한 기대감으로 바뀌는지 함께 살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