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마화텅 IT기업인 너도나도 동북에 투자
'산하이관 넘어 투자하지 말라' 재계 통념 부숴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에서 낙후된 지역으로 투자 기피 대상이 되어온 동북3성에 중국 공룡 기업들이 투자의 손길을 뻗고 있다.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들 기업들이 발벗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중국 매체 신경보가 알리바바, 텐센트, 완다 등 거대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동북3성 지역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북 3성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을 가리킨다.
지난 16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는 헤이룽장성의 하얼빈에서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향후 양측은 스마트농업, 내수확대, 디지털 정부 등 측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알리바바 마윈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리바바와 동북3성 중 하나인 헤이룽장성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바이두] |
이번 체결식에 참석한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투자를 할 때는 산하이관(山海關)을 넘어야 한다”고 언급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산하이관 너머의 동북3성 지역에는 투자하면 안 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부순 말이다. 산하이관은 허베이성 북동쪽에 위치한 만리장성 동쪽 끝 관문을 말한다.
체결식 이후 하얼빈우정궁에서 헤이룽장성의 농산물 전시를 둘러본 마 회장은 “지난해 알리바바 산하의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헤이룽장성의 농산물 매출액이 18억 위안(약 3080억원)에 달했다”면서 “향후 양측이 협력을 강화하면 기존 매출액에 숫자 0이 하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매체 중화왕은 마 회장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 '촹관둥(闖關東)' 여정에 나섰다고 표현했다. 촹관둥은 ‘관둥(산하이관의 동쪽인 동북3성) 지역으로 들이닥치다’라는 뜻으로, 동북3성에 민간 투자가 몰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900년대 초 대기근 때 산둥과 허베이 사람들의 동북 이주역사를 다룬 '촹관둥'이라는 TV 드라마도 한때 유행한 적이 있다.
앞서 6월 12일 IT 기업 텐센트 마화텅 회장은 랴오닝성 정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선양이 스마트 도시로 거듭나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텐센트는 자사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스마트 정부, 스마트 의료 등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5월 15일 부동산 대기업 완다그룹은 기존에 랴오닝성 선양시에 250억 위안(약 4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번에 800억 위안(약 13조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완다그룹은 선양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대형 문화관광사업, 국제병원, 국제학교, 완다 쇼핑몰을 건설할 계획이다.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은 선양시 투자와 관련해 “선양시의 미래 발전성을 보고 투자했다”면서 “선양시의 양호한 경제 지표와 투자 환경 개선,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노력 등이 투자에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엔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징둥의 류창둥 회장은 동북3성을 방문해 “동북이 없었으면 국가 초기의 공업 발전도 없었을 것이다. 이들 지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돕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향후 3년 내 동북3성에 200억 위안(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북3성은 중국에서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속한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동북3성의 GDP(국내총생산)는 전국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5년~2017년까지 동북 지역의 누적 민간투자 증가률은 다른 동부, 중부, 서부와 비교해 볼 때 가장 뒤처지는 곳이었다. 이 중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민간투자 증가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유일한 지역이었다. 2015년, 2016년 민간투자 증가률은 각각 -9.5, -24.4%를 기록했다.
[자료=중국 윈드, 쑤닝금융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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