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80분간 이뤄진 담판에서 협상 재개 및 추가 관세 보류 합의가 이뤄졌지만 구체적인 ‘딜’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나온 소식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오사카 G20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표밭 관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에 시 주석은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았다.
9일(현지시각)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대규모 미국 농산물 구매를 요구했다.
회담에 참석했던 한 소식통은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지 않았고, 회담 이후 미국을 만족시킬 만한 대규모 농산물 구매도 없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0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시행을 보류한 만큼 중국이 농산물 수입 확대를 통해 협상 진전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 측은 2500억달러 물량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과 무역 협상 타결이 어렵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번주 주요 쟁점에 대한 양국 고위급 정책자들의 논의가 예정된 가운데 백악관은 또 한 차례 농산물 수입을 압박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오전 CNBC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협상이 진행되는 기간에 중국은 즉각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농산물 수입에 대한 특정 시한이나 구체적인 물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역 협상 전반에 대한 목표 시한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오사카 담판 이후 협상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은 흐리다. 중국국제경제교류중심(CCIEE)의 장 얀솅 수석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수입 확대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무역전쟁 종료를 근간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데릭 시저스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무역 신경전 완화와 추가 관세 보류 등 각자 원하는 바를 얻은 셈”이라며 “현 상태에서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루한 휴전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소식통과 주요 외신은 양국 고위 정책자들이 전화 통화로 쟁점 조율을 시도한 뒤 논의가 순조로울 경우 직접 만나 협상을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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