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산업 대·중소기업 간 합의 도출 실패...동반위, '시장감시' 결정
"성장하는 산업 대기업 진출 억제, 장기적으로 마이너스 될 수 있어"
2018 동반성장지수 결과 발표...삼성전자·SKT 등 31개사 최우수
"다음 달 생계형적합업종 7개 업종 신청...당사자간 합의 최우선"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제55차 동반성장위원회가 27일 서울 강남 팔래스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동반위는 '애완용 동물 및 관련용품 소매업(이하 펫산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건에 대해 비권고를 결정하는 한편, '2018 동반성장지수'와 체감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권기홍 동반위원장은 "지난 2018년 5월 펫산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한 이후, 당사자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격론 끝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부분의 동반성장위원들이 여러 사유로 적합업종 '권고'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반위에 따르면 펫산업소매업협회 대기업의 신규출점 매장 수를 연 1개로 제한하는 것을 주장했고, 이에 롯데마트는 동의했지만 이마트가 연 5개까지 허용을 주장하면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홍(앞줄 왼쪽에서 5번째) 동반성장위원장과 제 55차 동반성장위원회 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9.06.27 [사진=동반성장위원회] |
동반위는 펫산업 전반이 성장하고 있는 단계에서 적합업종으로 권고하는 것이 타당한지, 대기업 진출로 중소상공인이 입은 피해의 정확한 통계가 없는 상황을 고려해 '시장감시'를 결정했다.
시장감시는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미미해 적합업종으로 권고하지 않고 대기업의 확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을 뜻한다.
권 위원장은 "성장하는 산업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배척하기 보다는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소기업에게 더 유리하다"며 "대기업 진출을 억제하는 것은 중소기업에도 장기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위원회에서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사료용유지' 품목은 '확장자제 및 진입자제', 관련 대기업에 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확장 자제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됐다. '문구소매업' 품목은 '사업축소'로 대기업은 오는 2월과 8월 신학기 할인행사와 초등학생용 학용문구 18개 품목 묶음단위 판매를 중단하는 것으로 의결됐다.
한편 이날 동반위에서는 '2018 동반성장지수' 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도 동반성장지수는 동반위의 중소기업 체감도조사와 공정위의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결과를 동일 비율로 합산한 뒤 최우수·우수·양호·보통의 4개 등급으로 구분했다.
평가결과 189개 대상 기업 중 '최우수' 기업은 31개사, '우수' 64개사, '양호' 68개사, '보통' 19개사 및 '미흡' 7개사로 나타났다.
'최우수' 등급 기업은 △기아자동차 △네이버 △농심 △대림산업 △대상 △만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전자 △삼성SDS △유한킴벌리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트랜시스 △호반건설 △CJ제일제당 △GS건설 △KCC △KT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이노텍 △LG전자 △LG화학 △LG CNS △SK건설 △SK종합화학 △SK주식회사 △SK텔레콤(가나다순)이다. 최우수 등급 기업에는 공정위 직권조사 2년 면제, 조달청 공공입찰 가점 부여 등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반면 '미흡' 등급 기업은 공정거래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7개사로, △한솔섬유 △덕양산업 △서연이화 △서연전자 △에코플라스틱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 △타타대우상용차가 선정됐다.
권 위원장은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등급 강등을 요청했지만 이중 처벌이 될 수 있어 동반위 측에서 거절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이 27일 서울 강남구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55차 동반성장위원회'서 발언하고 있다. 2019.06.27 [사진=동반성장위원회] |
195개 대기업의 1~2차 협력중소기업 1만4065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8 중소기업 체감도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조사 결과 2018년도 동반성장지수 체감도조사 평균점수는 79.3점으로, 전년대비 1.2점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위원장은 "체감도조사 점수가 하락한 것이 처음은 아니며, 대체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며 "이번 점수 하락은 경기가 부진하면서 판로 분야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처음으로 지정되는 생계형 적합업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권 위원장은 "오는 7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7개 업종이 신청한 상태로, 기본적인 조사는 마쳤다"며 "당사자간 합의가 잘 이뤄질 업종도 있고, 그렇지 않을 업종도 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앞으로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동반위 차원의 중소기업 보호·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보호기간 동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