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금융 지분 매각시 참여 계획
최대 10% 확보해 사외이사 추천 추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2020년부터 완전 매각하기로 하면서 3대 주주인 우리사주조합이 이 지분을 일부 사들일 계획이다. 경쟁 입찰이나 블록 세일에 참여해 보유 지분을 최대 10%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외이사 추천권 확보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26일 최인범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장은 "정부가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하면 살 의향이 있다"며 "일단 입찰에 응하고 상황에 따라 블록 세일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방안을 발표했다. 2020년부터 3년 안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18.3%를 전량 팔겠다는 게 골자다. 일단 2~3차례에 걸쳐 최대 10% 지분을 분산 매각하도록 희망수량 경쟁입찰을 진행한 후 유찰되는 물량은 블록 세일로 처리할 계획이다.
발표대로 내년 상반기 매각공고가 나오면 우리사주조합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할 예정이다. 우리사주조합은 우리금융 지분 6.39%를 갖고 있다. 예금보험공사(18.32%), 국민연금(8.38%)에 이어 많은 지분을 확보한 3대 주주다.
우리사주조합이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지분은 3.61%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동일인은 1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으며, 초과 보유하려면 금융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은 1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3% 가량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분 경쟁입찰에서 낙찰을 가를 관건은 가격이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은 기존 과점주주나 신규 투자자 등 입찰자 중에서 가격 순에 따라 희망 가격·물량대로 여러 명에게 낙찰시키는 방식이다. 입찰 후 유찰·잔여 물량이 있을 경우 블록 세일 방식으로 매각하며 최대 5% 내에서 진행한다.
최 조합장은 "매각 시점 시장가를 고려해 입찰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데 아직은 예상하기 어렵다"며 "가격만 맞으면 가능하다고 보지만 낙찰받지 못할 경우 블록 세일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사주조합은 그간 지분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총 4300만주를 확보했다. 금융권에선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주식담보대출을 지원해 자사주 매입 신청 때마다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내년 추가 매수를 통해선 사외이사 추천권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경영에도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예보 지분 매각시 사외이사 추천권을 포함한 투지유치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과점주주에게 매각할 당시에도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했었다.
최 조합장은 "현재 과점주주들보다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데도, 과점주주들만 사외이사 추천권을 갖고 있다"며 "이사회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향으로 가려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올 하반기 국내외 투자여건을 검검하고 2020년 매각소위 심사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세부 매각 조건을 결정하게 된다. 구체적인 투자 유인책은 투자수요 확인, 기존 과점주주 및 우리금융 경영진 협의 등을 거쳐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