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우리카드 지분 100% 우리금융 지분+현금 통해 매각
교환 지분, 전략적·재무적 투자자에 매각, 투자자 유치 주목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사들일 국내외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한다. 기관투자자 모집은 CEO(최고경영자)의 경영능력과 직결되는 만큼 해외 IR(기업설명회)을 직접 뛰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4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 21일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카드의 주식교환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주식교환 가치는 우리카드 1주당 우리금융 0.46주로 평가해 우리카드의 지분 100%를 보유한 우리은행에 우리금융 주식 4210만주와 현금 5983억원을 지급한다.
이사회는 또한 우리은행이 보유한 우리종합금융 지분 100%를 3927억원에 매입하는 안건도 결의했다. 주식 인수 완료와 완전 자회사 편입시점은 9~10월경으로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편입승인까지 받으면, 우리금융 계열사는 총 10개로 늘어난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는 안정단계에 들어선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또한 우리금융의 주식과 현금을 받은 우리은행은 부채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이 개선된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신용도 개선과 그룹 계열사들과 영업 시너지도 기대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 |
이번에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우리은행이 우리카드를 매각하는 대가로 받은 우리금융 주식 4210만주를 유가증권시장에 내놓지 않고 모두 기관투자자들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점이다. 매각 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기도 했다. 금융지주회사법 상 자회사는 모회사 주식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우리은행의 보유 지분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올 경우 오버행 이슈가 불거진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투자의향이 있는 다양한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전략적, 재무적 투자에 대해 검토 및 논의중”이라고 언급했다.
손태승 회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도 오를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손 회장 역시 해외 IR을 직접 챙기며 투자자 모집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지난달에 도쿄와 홍콩을 비롯해 올해 8월 미국 등 북미 지역으로 떠나 국부펀드,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대1 미팅을 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M&A(인수합병)를 통해 선두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면 손태승 회장의 리더십이 과점주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신규 기관투자자 모집과 주가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