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반도 문제 지렛대 삼아 미국과 협상력 강화 시도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 14년만에 북한을 전격 방문하면서 그 의미와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후자오밍 대변인은 17일 중국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20~21일 북한을 국빈(國賓)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2012년 그가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4차례 방중 이후 이뤄지게 됐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시 주석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이 2005년 방북한 이후 14년 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5월 7일부터 이틀간 중국 다롄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사진=신화사 뉴스핌] |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 G20 정상회의에 앞선 시진핑 주석의 이례적인 방북이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반 작업이라고 전했다.
푸단대 한반도 전문가 정지융(鄭繼永) 교수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북중 우호 관계를 증진시키는 한편,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제제로 북한의 경제 및 주민 생활여건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북한은 경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지융 교수는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국과 같은 영향력을 가진 나라는 없다. 중국의 외교적 움직임은 얼어붙은 미·중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중국과 협력을 통한 비핵화 프로세스 추진을 희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샤오화(虞少華) 중국국제문제연구소(中國國際問題研究所) 연구원은 “하노이 북미 정상 회담 결렬로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 및 비핵화 문제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자세로 변했다.”며 “ 시 주석의 방북은 북·중 협력을 통해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과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비핵화 실현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신호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매체 SCMP는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이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과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전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瑰)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미·중 통상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방북은 지정학적 구도에서 중요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미중 양국은 무역 이슈와 더불어 북핵 문제라는 공통된 의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그러면서 “이번 시주석의 방북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시그널을 줬다”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전후로 한국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시주석의 방북은 당연한 수순이다”고 분석했다.
장바오후이(張泊匯) 홍콩링난대(香港嶺南大) 교수는 “중국의 진정한 의도를 알 수 없지만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지렛대 삼아 미국과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북·중 관계는 결국 향후 북·미 관계 추이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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