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용 전 연구관 “검찰 수사에 총체적 위법 존재”…혐의 부인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양승태 사법부 시절 대법원 내부 자료를 무단반출한 뒤 파기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해용(53)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현 변호사)이 자신의 첫 재판에서 “(저에 대한) 수사절차가 적법·공정했는지 역사에 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 수사의 위법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연구관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유해용 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이 12일 오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서 출석하여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09.12 kilroy023@newspim.com |
이날 유 전 연구관은 “이유 불문하고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것만으로 제 부덕의 소치”라면서도 “검찰 수사는 공소장일본주의 위배·비공식 면담조사·별건 압수수색·과잉수사·영장주의 위반 등 총체적 위법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수사과정에서 저는 중대 범죄자로 낙인찍혔다”며 “적어도 인권의 최후 보루인 법원에서만큼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심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사법농단’이라 표현하는 사건의 조사과정에서 저는 조사를 받은 적이 없었다”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제가 작성했다는 특허사건 요약문건 한 개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기소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무수행 중 작성한 문건을 퇴직하면서 검찰이나 법원에 반환한 사례는 아마 없을 것”이라며 “정당하게 작성했거나 획득한 문건이 저장된 외장하드를 대법원 퇴직 후 파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문건의 대상인 특허사건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의료진과 관계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2016년 3월 당시 비선의료진이나 최순실 씨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변호인도 “사법농단 사건에 있어 연구관 자리에 있던 피고인은 직접 관계가 없다”며 “피고인은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 과정 중 여러 번의 압수수색 영장과 임의제출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외장하드를 파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해당 문건을 작성했는지, 청와대에 전달했는지 기억나지 않으며 어떤 경위로 작성됐는지도 모른다”며 “사실관계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대법원 수석재판연구원 재직 당시 임 전 차장과 공모해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으로 알려진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특허소송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유 전 연구관은 소송 당사자의 개인정보가 기재된 검토보고서를 입수해 대법원 퇴직 후 변호사로서 관련사건을 수임하는 등 절도·변호사법위반·공공기록물관리법위반·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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