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비는 3.3㎡당 310만원, 분양가는 2500만원?
'과천제이드자이' 공공택지 역대 최고가 경신 전망
비싼 감정가로 택지 판매..분양가도 주변 시세 따라
'싸게' 사 '비싸게' 공급..3기신도시 주거안정 효과 있나
[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공공택지 땅을 '싸게' 사서 서민들에게 '비싸게' 파는 공급 방식이 3기신도시에도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이달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 예정인 공공분양 아파트 '과천제이드자이'의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조성하는 공공택지의 공공분양 아파트임에도 분양가가 수도권 최고가인 3.3㎡당 2000만원 초중반대가 예상된다. 애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주들에게 지급한 보상비용(3.3㎡당 310만원) 보다 7~8배 정도 폭등한 금액이다.
그린벨트는 땅값이 싸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다. 대규모 공공택지 사업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명무실한 분양가 상한제와 공공기관, 건설사들의 폭리가 계속된다면 3기신도시도 조성 목적과는 달리 고분양가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는 서민 주거안정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과천지식타운 위치도 [자료=경기도시공사] |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지 부동산에서 예상하는 '과천제이드자이' 평균 분양가는 3.3㎡당 2100만~2500원이다. 공공택지 역대 최고 분양가로, 서울 강북지역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 금액이다. 역대 최고 공공택지 분양가는 지난달 분양한 '송파 위례 리슈빌'로 3.3㎡당 2179만원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한 공공택지 임에도 고분양가가 책정된 이유는 분양가 산정방식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정동영 의원실에 따르면 LH가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을 위해 토지주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3.3㎡당 평균 310만원대다. 용지 조성을 위한 공사비와 기반시설 설치비 등이 포함된 조성원가는 3.3㎡당 885만원.
LH는 여기에 감정가격을 평가해 민간 건설사에 용지를 팔았다. 경실련이 추정하는 택지비는 3.3㎡당 1000만원대다. 정부는 애초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공공택지를 조성원가로 공급했지만 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 2014년 60~85㎡ 택지 가격을 감정가격으로 바꿔 2015년 60㎡ 이하도 감정가격으로 통일했다.
국토부가 지난 3월 고시한 기본형 건축비는 3.3㎡당 644만원. 분양가 거품을 적극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경실련은 3.3㎡당 400만원이면 초고급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가산비를 더해도 3.3㎡당 분양가는 1800만원대면 충분하지만 3.3㎡당 2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는 폭리라는 입장이다.
3.3㎡당 2000만원대 분양가는 무주택 서민에게 버거운 금액이다. 특히 공공분양은 주거취약계층인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30% 이상 공급해야 하는 공공성이 강한 주택이다.
올해 초 3.3㎡당 평균 2050만원에 분양한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의 분양가는 전용 59㎡ 5억원대, 전용 84㎡ 6억~7억원대다. 5000만~7500만원 가량의 현금이 있어야 계약이 가능하다. 소득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신혼부부나 장애인,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가 선뜻 마련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이 책정되는 이유로 실효성 없는 분양가 상한제를 꼽는다. 분양원가 공개 항목이 62개로 늘었지만 정부의 검증 과정이 꼼꼼하지 못해 해당 주택업자들이 분양원가를 부풀려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거 없이 주변 분양가와 행정구역에 따라 분양가를 책정하는 이유도 크다. 경실련에 따르면 '송파 위례 리슈빌'의 경우 행정구역상 서울 송파구라는 이유로 하남시 '힐스테이트 북위례' 보다 분양가가 20% 가량 비싸게 책정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지식정보타운과 가까운 공공택지인 관양지구가 있는 안양시 관양동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1815만원, 포일2지구가 있는 의왕시 포일동은 1874만원이다. 하지만 공공분양 아파트 분양가가 이보다 비싸게 책정되는 이유는 아파트 매매가가 비싼 과천시를 기준점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월 기준 과천시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평균 3927만원이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정부가 업체에 판매하는 택지 가격 기준을 조성원가가 아닌 시세가 반영된 감정가로 공급하면서 공공택지 분양가가 오르고 있다"며 "여기에 이미 비싸게 책정된 기본형 건축비도 해마다 올라 공공택지 고분양가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3기신도시와 같은 공공택지를 계속 공급한다면 서민들의 주거안정은커녕 집값 폭등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가 제도적 허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