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르포] 싹쓸이로 빈 매대…'재고소진' 나선 갤러리아면세점

기사입력 : 2019년05월21일 16:55

최종수정 : 2019년05월21일 18:50

9월 영업 종료 앞두고 폭탄 세일 소식에 주말 북새통
싹쓸이로 제품 빈 매대도… 일부는 천으로 덮고 판매
본사 직원 외에 협력업체 직원은 고용 불확실성 노출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입소문이 났는지 주말에 내국인·외국인 할 거 없이 죄다 몰려와서 물건을 쓸어갔어요. 문 닫는다는 게 실감이 안 났는데, 텅 빈 매대를 보니 이제야 좀 실감이 나네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갤러리아면세점63. 주차된 관광버스 앞으로 저마다 쇼핑백을 한 손에 든 중국인 관광객이 삼삼오오 모여 모여들었다. 이들이 떠나자 면세점 앞은 적막감이 맴돌았다.

입구로 들어서자 곳곳에 주말에 싹쓸이 쇼핑 여파로 텅 빈 매대가 눈에 들어왔다. 한바탕 고객이 지나간 뒤라 직원들은 고객 응대보다는 공항 인도장으로 보낼 면세품 포장에 분주해 보였다.

판매된 스와치 시계의 빈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제품 매대 [사진=뉴스핌]

갤러리아면세점은 지난 주말부터 폭탄세일에 들어갔다. 오는 9월 영업종료를 앞두고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에 나선 것이다.

명품 선글라스와 해외 패션잡화는 70% 가까이 싸게 팔며 재고처분에 나섰고, 수입주류도 최대 80%의 할인율을 책정했다. 평소 접하기 힘든 할인가에 발 빠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난리가 났다.

매장 어디에도 면세점 폐업이나 대형 할인행사를 알리는 표지는 없었다. 듬성듬성 비어있는 진열대와 어수선한 분위기만이 영업종료를 앞뒀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홍콩에서 왔다는 에이미 챙씨는 “곧 문을 닫는 점포인 줄은 전혀 몰랐다. 용산에서 면세점에 먼저 들렀다가 여기서 할인을 크게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한 번 와본 것”이라며, “진열대가 많이 비어있어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매장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로비에서 만난 구찌 매장은 일부 상품만 덩그라니 놓여 화려함을 잃었다. 1층 럭셔리 시계매장에도 엉성한 매장 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구찌 매장 진열대가 대부분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사진=뉴스핌]

무빙워크 바로 옆 스위스 시계브랜드 라도 매장은 반짝이는 시계 대신 빈 유리관이 손님을 맞았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이탈리아 파네라이 역시 텅 빈 디스플레이만 빛나고 있었다. 해밀턴이나 스와치도 판매된 상품의 빈 자리가 그대로 흔적으로 남았다.

프랑스 슈즈브랜드 레페토 매장은 아에 진열대를 치우고 재고상품을 붉은 장막으로 덮었다. 전 상품을 50% 할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말 내내 이 매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현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에 인기상품은 대다수가 동났다.

스포츠브랜드 오클리의 진열대는 마치 폐점이라도 한 듯처럼 완전히 비어 있었다. 수입 선글라스 매대도 듬성듬성 빈 공간이 눈에 띄었다. 톰포드·랑방·레이밴 등의 브랜드 상품을 최대 86% 저렴하게 내놔 주말 동안 전부 팔아치웠다.

땡처리 할인으로 판매량이 폭주하자 일부 브랜드는 판매시간을 제한했다. 레페토와 판도라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하루 4시간만 구매 가능하다. 선글라스 일부 매대도 오전에는 문을 닫고 인도장으로 보낼 상품 포장에 집중하고 있다.

진열 상품이 사라진 레페토 매장에서 직원이 장막 뒤에 쌓아둔 재고상품을 고객에게 꺼내주고 있다.[사진=뉴스핌]

위스키·꼬냑·와인을 판매하는 주류 매장은 전 상품을 60~80% 할인된 가격에 내놔 날개돋친 듯 팔렸다. 주류매장 한 직원은 “주말 동안 대다수 인기 품목은 품절됐다. 진열대가 텅 비면 보기가 조금 그래서 빈 박스를 그냥 놓아뒀다”고 말했다.

220달러에 판매하던 로얄샬루트 21년산은 60% 할인된 88달러에 팔렸다. 379달러짜리 발렌타인 30년산은 152달러에 판매됐다. 발렌타인 21·30년산은 주말 사흘새 전부 품절돼 12년산만 남았다.

한 직원은 “3300달러짜리 프랑스 코냑 ‘루이 13세’도 한 중국인 고객이 1320달러에 잽싸게 사갔다”고 귀띔했다. 몬테스알파M 같은 와인도 80% 할인해 3만원대에 구매 가능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인터넷면세점에서도 지난 17일부터 재고처리를 위한 폭탄세일 행사가 진행됐다. 9월말 영업을 종료하는 갤러리아63 매장과 달리 갤러리아 온라인면세점은 6월 28일까지만 영업을 진행한다.

그동안 쌓아둔 쿠폰이나 적립금·포인트는 내달 28일 이후 전부 소멸된다. 갤러리아는 판매 촉진을 위해 영업종료 전까지 매일 적립금을 63만원씩 제공하는 행사도 펼친다. 온라인에서도 어그나 샘소나이트 등 패션잡화 브랜드 상품을 70% 파격 할인한다.

이번 세일에 대해 갤러리아면세점 측은 일상적인 시즌오프 행사에 추가할인일 뿐 땡처리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아직 영업종료까지 4개월여의 시간이 남은 데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대한 우려도 있어서다. 그러나 업계는 사실상 재고 처리를 위한 할인 판매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파네라이 시계가 전시돼 있어야 할 디스플레이 매대가 비어 있다. [사진=뉴스핌]

폐점 시한이 다가올수록 할인폭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면세점은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로, 팔지 못하고 남은 재고는 부담으로 떠안게 된다. 재고 소진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평가손실 등 비용처리로 재무 부담이 가중된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상품재고자산은 513억원에 달한다.

1000억원의 누적적자로 면세사업 철수를 결정한 갤러리아 입장에선 재무개선을 위해선 재고를 줄여 매출원가를 높여야 한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물론 남은 재고를 최대한 털어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정상적인 영업을 진행 중이며 제조업체 반품이나 타사 양도 등의 방법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올해 신규로 문을 여는 면세점이 없는 데다 재고 가치가 떨어지는 제품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마지막까지 남은 재고는 관세청으로 이관돼 불태우는 '멸각(滅却)' 절차를 밞게 된다.

고용 불안감도 있다. 갤러리아면세점 내 600여명의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은 아직 고용승계가 정해지지 않았다. 2016년 워커힐면세점 폐점 당시에는 신세계나 두산 등 신규 오픈하는 면세점이 있어 인력 전환 배치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장 9월이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옮겨갈 수 있는 사업장이 마땅치 않다.

이날 만난 한 화장품 매장 판매직원은 “(고용 문제에 대해)아직까진 특별한 지시를 받은 게 없다”며 “불안한 게 사실이지만 시간이 몇달 남아있고 앞선 사례를 봤을 때 다른 영업장으로 전환배치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면세점에서 근무하는 70여명의 본사 직원들의 경우 조정을 거쳐 본사나 강남과 대전 그리고 10월 오픈 예정인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으로 분산 배치될 예정이다. 갤러리아가 면세점 폐점 시점을 9월말로 잡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부 직원은 직장과 함께 일궈온 삶의 터전을 서울 한복판에서 지방 옮겨야 하는 고충도 불가피해 보인다.

오클리 브랜드 상품 진열대가 텅 비워져 있다. [사진=뉴스핌]

 

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홈플러스 상품권 줄줄이 사용 중단 우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유통·외식업계가 잇달아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고 나서고 있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품권 변제 지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제2의 티몬·위메프 사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제2의 티메프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는 확대 해석이라며 상품권 변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강서 본사 전경 [사진=홈플러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한 업체는 CGV, CJ푸드빌, 신라면세점, HDC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앰배서더호텔 등 6곳으로 나타났다. 이 외 나머지 제휴처들은 현재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 사용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호텔신라, 아웃백 등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현재 신라면세점은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고 신라호텔은 현재 내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가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한나절 만에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 측은 "아웃백은 상황을 지켜본 후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입장문을 냈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상품권은 일반 상거래로 변제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상품권 연간 발행총액은 2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체 상품권의 96%에 해당하는 2420억~2430억 원은 홈플러스 점포(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에서 사용됐다. 이 가운데 상품권 70억~80억 원가량은 외부 가맹점에서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의 4%에 해당하는 규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저희 상품권은 대부분 자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된다"면서 "지난해 기준 4%만 외부 가맹점에서 사용됐는데 그 규모도 100억원 안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취를 중단한 곳은 한 자릿수로 거의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며 "상품권은 일반 상거래 채권으로, 100% 변제가 되는 부분이며 지금까지 상품권 환불 요청 고객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홈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있는 가맹점 브랜드는 30여곳이다. 대표적으로 뚜레쥬르, 빕스, 더플레이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을 비롯해 ▲아웃백 ▲CGV ▲HDC아이파크몰 ▲디큐브거제백화점 ▲제일모직 대리점(백화점 제외) ▲스퀘어원 ▲모다아울렛(대전·경주) ▲생어거스틴 등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 앞서 홈플러스는 전날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잠재적 자금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은 신청 11시간 만에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에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나,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된다. nrd@newspim.com 2025-03-05 17:06
사진
40개 의대 총장, 내년 의대증원 '0' 합의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열린 온라인 회의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당초 5058명에서 2000명 줄인 3058명으로 조정하는 데 합의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의과대학 학생이 이동하는 모습. 2025.03.04 yym58@newspim.com 이는 의대 학장들이 최근 정부에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건의한 것에 대학 총장들도 뜻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한의학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8개 의료계 단체는 전날 정부와 정치권에 보낸 공문에서 2026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동결을 요구한 바 있다. 공문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2024학년도 정원(3058명)으로 재설정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총 정원은 의료계와 합의해 구성한 추계위원회에서 결정 ▲의학교육 질 유지 및 향상을 위한 교육부의 전폭적인 지원책 구체화 등 세 가지 요구 사항이 담겼다. dosong@newspim.com 2025-03-05 19: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