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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전자 물탱크(MLCC)’ 사업 나서는 삼성전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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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 도시 설계와 원리 동일

새로운 신도시 건설을 한다고 하면 우리는 제일 먼저 땅을 고르고, 도로를 건설하고, 상하수도 시설을 마련하고, 전기를 공급하고, 마지막으로 통신 시설을 설치한다. 그 다음으로 당연히 아파트도 짓고, 학교도 만들고, 상가도 짓고 관공서도 건설한다.

        김정호 교수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도시 인프라 건설이 선행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적인 부품인 반도체 설계도 마찬가지이다. 반도체 내부에 인공지능 계산을 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회로도 필요하지만, 반도체 내의 기본 인프라인 전력공급망(Power Distribution Network) 설계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반도체 내에 디지털 스위칭 전기가 공급되어야 디지털 회로가 동작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반도체의 회로는 짧은 시간에 ‘0’ 에서 ‘1’의 디지털 전압상태를 순간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스위칭이라고 한다. 그러려면 빠른 스위칭 시간 안에 필요한 순간 전자를 회로에 공급하는 전력공급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전원 고속 스위칭용 전원장치의 설계 난이도가 꾸준히 증가한다.

스위칭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고, 스위칭 전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는 모두 인공지능이 처리해야 하는 빅데이터의 양과 속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공지능 서비스도 실시간으로 받기를 원한다. 인공지능 대화용 자동 번역의 경우 실시간 번역이 이루어 져야 한다. 음성을 텍스트로 바꾸는 인공지능도 실시간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자율주행 자동차 내의 인공지능 판단도 거의 실시간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도시 인프라 설계 관점에서 보면 상수도 시설을 잘 해야 한다. 그래야 깨끗한 물을 언제나 어디서나 바로 마실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반도체 내에서는 전원 장치가 빠르고 많은 양의 전자를 회로에 짧은 시간 내에 공급해야 한다. 그래픽 프로세서(GPU)에서 메모리 소자로 데이터를 빨리 주고 받아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위한 행렬 계산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여기서 스위칭 변화의 시간 단위가 극단적으로 짧은 시간이다.

이러한 고속 디지털 스위칭은 최근 피코 초 (Picosecond) 단위로 이루어진다. 1 피코 초는 1 조 분의 1초이다. 정말 눈 깜빡할 시간이다. 요즘 반도체의 스위칭 속도는 빛의 속도 한계 시간에 근접한다고 볼 수 있다. 1 피코 초에 빛은 머리카락 정도 굵기 정도만 날아간다. 빛도 거의 정지한 시간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디지털 회로에 전자를 공급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고성능 반도체 설계는 예술의 경지에 가깝다.

도시 설계에 필요한 상수도 공급망 체계도, [출처=국제신문]]


이러한 디지털 반도체 전력공급망에서 피코초 단위로 스위칭하려면 전자 공급장치도 그 속도로 동작해야 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설치되는 전자 저장 장치를 전력망 캐패시터(Decoupling Capacitor)라고 부른다. 도시 상수도 공급망에서 지역 물 탱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전력망 캐패시터가 1조 분이 1초인 피코 초 내에 전자를 공급하려면 그 위치를 최대한 반도체에 가까이 붙여야 한다.

도시의 상수도 입장에서 보면 아파트 물탱크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전력망 캐패시터(Decoupling Capacitor)이다. 가정에 최대한 가까이 옥상에 설치한다. 그 이유는 수도 꼭지를 돌리면 바로 물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이다. 아파트 물탱크의 크기가 충분하고, 수압이 충분해야 수도꼭지를 켜면 바로 물이 나올 수 있다. 된다. 이처럼 디지털 반도체 전력공급망 설계와 도시 인프라 설계가 유사점이 많다.

고속 디지털 반도체에 설치된 전력공급망 회로 체계도, [출처=KAIST]

MLCC 는 대용량 고속 전자 물탱크

디지털 반도체에 필요한 전자 물탱크를 전력공급망 캐패시터라고 부르고 그 대표적인 제품을 ‘적층세라믹컨덴서’라 부르고 약자로 ‘MLCC(Multi-Layer Co-fired Ceramic)’이라고 표시한다. 그래서 MLCC는 아파트 물 탱크 제품 이름이다. 이러한 물탱크인 전력공급망 캐패시터의 용량은 면적과 물질의 유전상수에 비례하고, 두께에 반비례한다. 일단 용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전상수가 큰 물질인 세라믹 물질을 쓴다. 또한 적층 고온 공정을 이용하면 물질을 얇게 다층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작은 부피에 최대한의 용량을 구현 가능하다. 세라믹 물질이어서 고온에서 구워내는 공정을 한다.

그런데 용량 못지 않게 MLCC 캐패시터의 중요한 성질이 있다. 아무리 물탱크가 커도 연결하는 파이프 크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수량과 수압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다. MLCC 캐패시터의 경우에는 전자공급 통로의 성질을 전기적으로 자체 인덕턴스(ESL. Equivalent Self-Inductance) 와 자체 저항(ESR: Equivalent-Self-Resistance) 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ESL, ESR 값이 작은, 다르게 말하면 전자 공급선로가 충분히 넓은 MLCC 를 만들려면 단자와 연결선 숫자를 늘려야 한다. 그래서 MLCC를 경쟁력 있게 만드는 일본의 무라타(Murata)나 한국의 삼성전기는 전력망 캐패시터의 용량뿐만 아니라 ESL, ESR이 적은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서 MLCC의 중요한 필요 성질이 내구성이다. 아무리 많은 전류가 흐르고, 시간이 지나도 그 MLCC 성질의 변화가 없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도 용량의 변화도 없고, ESL, ESL 값도 손상되지 않아야 한다. 물 탱크로부터 물을 공급 받을 때 파이프 내부가 막히면 문제가 되는 원리와 같다. 그리고 용량을 키우려면 더 세라믹 박막이 얇아져야 하니, 작은 구멍이 나서 전자가 누설될 위험도 있다. MLCC는 프로세서나 메모리 반도체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첨단의 높은 난이도의 제품 기술이다.

세라믹 물질의 다층 구조를 이용해서 구현한 고용량 MLCC 전력망 캐패시터 구조. [출처= Hellogohn]

 

삼성전기에는 성장 기회

이러한 이유에서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의 바닥사진을 보면 수십 개의 MLCC 케패시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공지능 서버용 컴퓨팅 모듈의 경우 반도체 안에, 외부 패키지나 기판에 수없이 MLCC 캐패시터가 설치된다. 인공지능 서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5G 통신 모듈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자동차에도 많이 들어간다. 그러니 반도체 메모리 이상의 미래에 증가가 예상되는 부품이다.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그 숫자는 더욱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최근 삼성전기가 MLCC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 시설투자를 증가하기로 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톈진공장에 5730억 원의 시설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자동차 전장부품용으로 증가하는 시장을 크게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에 그쳤지만 지난해 하반기 6%, 올해는 10%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제 삼성전기가 일본 무라타와 비교해 기술적, 시장적 열세를 극복하고 1 등 MLCC 기업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그러면 삼성전기의 주가는 올라 갈 것이다.

CPU 주변에 설치된 MLCC 커패시터 사진. 왼쪽 사진 중앙 부분에 설치된 조그만 부품들이 바로 MLCC 커패시터들이다. [출처=wccftech]

 

joungho@kaist.ac.kr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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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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