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키맨 윤중천
사기·알선수재·공갈 등 5개 혐의
법조계, “김학의 전 차관 핵심 의혹이 주요 수사 대상”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김학의(64·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의 ‘키맨’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신병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자, 수사단이 ‘속전속결’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 17일 아침 윤 씨 긴급체포 뒤, 18일 밤 구속영장을 청구해 19일 오후 2시40분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등 긴박한 사흘을 보내고 있다.
현행법상 피의자 체포 뒤, 구속영장 청구 혹은 석방을 48시간 내 결정해야 한다.
이 때문에 수사단이 윤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체포를 잇는 신병 확보와 동시에 ‘김학의 동영상’ 등 논란에도 불구, 2013년 당시 박근혜 정부가 김 전 차관 임명 강행을 목적으로 수사 기관에 외압을 행사했는지 등 핵심 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로 해석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학의 성폭행 의혹 사건’ 수사단 단장으로 임명된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출근하여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4.01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당초 윤 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이었으나 수사 과정에서 도주 우려가 감지돼 소환이 아닌 체포를 결정했고, 법원도 이같은 수사단 측 주장을 받아들여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를 미뤄, 구속심사에서도 윤 씨의 도주 등 우려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는 대표적인 구속 사유 중 하나이다.
법조계는 이처럼 속도감 있게 전개한 수사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김 전 차관의 핵심 의혹을 낱낱이 수사해야만 검찰의 신뢰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을 쏟아낸다. 윤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윤 씨 체포를 두고 ‘성급한 체포’란 평가가 나올 공산이 크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윤 씨의 과거 혐의 보다 김학의 전 차관의 성관계 및 뇌물수수, 수사 외압 등이 주요 수사 대상”이라며 “향후 김 전 차관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도 ‘망신주기식’으로 대충 끝내면 안 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여 단장은 지난 1일 아침 수사단이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으로 첫 출근해 취재진과 만나 “원칙대로 수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밝히겠다”며 원칙 수사를 강조했다.
윤 씨의 구속영장청구서에 적시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특가법상 알선수재·사기·알선수재·공갈 등 다섯 가지다. 해당 혐의가 적용된 범죄사실은 혐의 개수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가 많은데다, 김학의 전 차관 관련 의혹 진상 규명 등 사안이 중하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윤 씨는 사기 범죄와 관련해선 5억원 이상 부당 이득을 취했을 때 적용이 가능한 특경법상 사기 혐의가 포함돼 피해금액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 씨가 여러 건설업체 등을 상대로 건설사업을 추진하겠다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윤 씨가 한 건설업체 측에 인·허가 과정에서 자신이 규제 등을 풀어준다며 금품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사원 소속 공무원에게 사생활 폭로를 협박하는 등 범죄사실이 드러나 공갈 혐의를 적용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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