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하르툼에 군대 배치
수단 군부, ‘중대성명’ 예고
[하르툼, 수단=뉴스핌] 김선미 기자 = 최근 거센 퇴진 압박을 받아온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사임했으며 과도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군사위원회가 권력을 이양받기 위해 협의가 진행 중이며 바시르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에 삼엄한 경비를 받으며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수단 국영TV에 따르면, 수도 하르툼에 군대가 배치된 가운데 수단 군부는 곧 ‘중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에서는 수단 군부가 쿠데타를 시도한다는 추측성 보도가 이어졌으며, 로이터 통신은 군인들이 바시르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여당 세력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은 목격자를 인용, 수천 명의 시민들이 국방부 인근에서 반정부 시위를 펼치자 군대와 안보기관들이 국방부와 하르툼의 주요 도로 및 교량에 군대를 배치해 시위대를 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6일째 연좌 농성을 벌이며 “(독재정권이) 무너졌다. 우리가 승리했다”고 외치며 춤을 추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고 목격자는 전했다. 국영 TV와 라디오에서는 애국가가 나오고 있다.
수단에서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빵값을 세 배 인상한 데 대해 반정부 시위가 촉발돼 바시르 대통령 퇴진 시위로 확산되며 하르툼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89년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쥔 바시르 대통령은 여러 차례의 국내 위기와 서방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30년간 철권통치를 이어왔다.
수단은 1993년 미국 국무부가 바시르 정권을 테러지원 단체로 규정한 후부터 장기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됐다. 미국 정부는 4년 후 관련 제재를 이행했다.
또한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03년 다르푸르 내전에서의 전쟁범죄 혐의로 2009년과 2010년 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다르푸르 내전은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반군과 정부군 간 싸움으로, 이로 인해 30만명이 사망하고 20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수단 반정부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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