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중국이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펼친 육·해상 신(新)실크로드 구축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일환인 건설 사업의 속도를 늦추며 사업에 의해 고조되던 세계 부동산 열기가 가라앉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컨설팅 회사 RWR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일대일로 사업 대상국에 소재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에 10억 달러 미만 투자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투자총액은 지난해 140억달러를 크게 밑돌고 최고치인 2016년의 236억달러에서 급격한 하락세가 예측된다고 FT는 전했다.
투자가 저조한 현상에 대해 FT는 중국 정부가 해외 건설에 제동을 걸고 일대일로의 기치 아래 해외 투자를 진행했던 일부 기업들이 제휴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RWR 최고 책임자 앤드류 다벤포트는 "상업 부동산 개발을 포함한 일대일로 사업에 눈에 띄는 하락세 또는 절제 노력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 기업들의) 자본도피에 대한 우려가 있고 국영기업과 국책은행에 의한 과열투자와 백지수표 방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책결정자들 사이에서도 자본도피는 중대한 걱정거리였다. 중국 정부는 기업들이 해외투자에서 인민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데 이때 투자가 자본을 해외로 빼돌리는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고 일대일로 정책에 부합하는지 면밀히 조사를 해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자산매각 압박을 받아왔다.
한때 중국 최대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 중 하나였던 하이항(HNA)은 종종 일대일로 부분으로서 자사매입을 했다. 지난해 정부 압력으로 시드니 소재 사무실 건물을 포함한 자산을 매각했다. 또다른 일대일로 제휴사인 중국 최대 민영 에너지기업 화신(華信)에너지공사(CEFC) 역시 상업 부동산 자본을 체코와 같은 일대일로 사업국가에 있는 중국 국영기관에 매각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종합 상업용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 차이나 수석 분석가 샘 시에는 일대일로 국가들에서의 투자금이 선진국 시장에서보다 잘 유지되고 있음에도 중국 부동산 투자자들이 세계시장에서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세계 부동산에 대한 투자는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확실히 누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은 아시아 국가들의 부채리스크를 과제로 안고 있다.
진 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는 지난주 중국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중국 정부가 사업의 부채 리스크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스리랑카, 몰디브 등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국가 상당수가 중국 은행에 진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부채수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2013년부터 신흥시장에 다리, 도로, 항구를 짓는데 1조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몇몇 아시아 사업국가들에서 인프라 사업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사업국가 중 스리랑카는 항구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에 지분을 매각했다. 파키스탄은 중국 주도 인프라 사업 추진을 위해 대규모 차관을 들여왔다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중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개최한 FOCAC에는 중국과 아프리카의 53개국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2018.09.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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