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4.3 재보선 르포] 통영·고성 주민들 “조선소 폐업 충격 이겨낼 후보 찍겠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4·3 보궐선거 열흘 앞두고 여야 ‘표심잡기’ 총력
통영·고성, 긴장 속 세대 갈등까지…팽팽한 민심

[통영·고성=뉴스핌] 조재완 기자 = “어르신들은 한국당이면 무조건 찍는다”, “김경수 경남지사 사건 보고도 젊은 사람들은 느낀 게 없다”.

4·3 보궐선거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경남 통영시·고성군에선 선거전이 뜨겁다. 여·야 간 기싸움도 치열하지만 주민들 간의 신경전도 달아올랐다. 한 선거구로 묶인 통영과 고성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물밑에선 세대 간 갈등도 표출되는 분위기다.

[통영=뉴스핌] 조재완 기자 = 4·3재보궐선거 통영·고성 지역구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5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2019.03.25. chojw@newspim.com

◆ 조선소 폐업 충격 못 벗어난 통영·고성…“지역경제 살릴 인물 필요”

여야를 막론하고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주문한 것은 지역경제 살리기다. 이 곳에는 한때 세계 16위 규모의 조선소가 있었다. 신아SB조선소는 5000여명 시민들의 생활터전이자 통영 경제를 지탱하던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로 닥친 조선업 불황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조선소가 수주 감소로 2015년 폐업한 후 3년이 흘렀지만 불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통영 시내 거리 유세장에서 만난 김양미(38) 씨 가족도 충격에서 피해가지 못했다. 그나마 김씨 남편은 은행원이다. 하지만 김씨는 “보너스(상여금) 못 받은 지 오래됐다. 소득이 달라졌다”고 했다. 김씨는 “조선소가 무너지면서 부실채권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불어났다. 부실채권 떠안은 은행도 부실은행으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빈 집이 늘고 집값은 떨어졌다. 김씨 지인들은 하나둘 동네를 떠났다. 김씨는 “동네에 원룸이 넘친다. 3년 전 함께 산후조리원에 있었던 지인 열명 중 세명은 이미 통영을 떠났다. 수원, 평택 등으로 가버렸다”고 했다.

김씨는 답답한 마음에 유세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정치에 관심 없었다. 하도 화가 치밀어 나와봤다”고 말했다.

김씨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 밴드(BAND·네이버 운영 SNS)에 모두 가입했다”며 “우리 지역 사정을 잘 이해하고 주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당선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육아 고민을 덜어줄 공약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양 후보가 내건 ‘아동응급실 설치 운영’을 지목했다. 

“인근에 큰 병원이 없어 아이들이 아프면 진주 경상대병원까지 가야 한다. 막내가 3살인데 늘 불안하다”고 했다. 김씨를 만난 아파트단지에서 그가 언급한 병원은 70km 정도 떨어져 있다. 자가용으로 1시간 넘게 달려야 하는 거리다.  

다만 김씨는 “후보를 보지 않고 그저 파란당(민주당)·빨간당(한국당)을 따지는 어른들이 많아 걱정”이라며 “통영·고성 선거에서 좌파·우파 이념론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댁이 고성이다. 시부모는 무조건 한국당 후보를 지지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논리를 내세우는데, 조선소는 박근혜 전 정부 때 이미 파산했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누가 어렵게 만들었느냐를 따지기보다 어떤 후보가 (지역경제 살리기를) 더 잘 해결할 수 있을지 보고 투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영=뉴스핌] 조재완 기자 = 4·3 재보궐선거 통영·고성 지역구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2019.03.25 chojw@newspim.com

◆ “빨간당이면 무조건 찍는 어른들” vs “김경수 사건 보고도 못 배운 젊은층”

고성 택시운전사인 김씨(67)의 생각은 달랐다. 김씨는 “누가 일 잘할지 미리 알고 투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냐. (그럴 수 없으니) 지금까지 얼마나 잘했는지 따져 심판하는 마음으로 투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씨 마음은 한국당에 있다. 그러나 매 선거에서 한국당만 밀어준 것은 아니다. 그는 “조선소가 망하고 먹고 살기 어려워서 ‘민주당이 한번 해봐라’는 심정으로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뽑아줬다”고 했다. 그러나 김경수 경남도지사 구속 사건에 실망한 김씨는 “다시 한국당 뽑아주려 한다. ‘못하면 바꾼다’가 내 원칙”이라고 했다.

고성에서 영업하는 택시운전사 임진규(69) 씨도 한국당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정부 여당이 나라는 안 돌보고 북한에만 (물자를) 퍼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정점식 한국당 후보에 대해선 “국가관이 뚜렷하다. 또 고성 출신이라 우리 지역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가 고성중학교 내 후배”라고 덧붙였다. 

고성 동외광장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박씨(64)는 ‘파란당(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아들 부부가 마뜩지 않은 눈치였다. 그는 “김 지사가 구속된 걸 봐도 모르겠냐”며 “젊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연신 주장했다. 박씨는 “이번 선거는 해보나마나다. 한국당 후보가 선출될 것”이라며 정 후보의 압승을 예상했다. 

현재까지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앞서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MBC 경남의 의뢰를 받고 지난 16~17일 이틀간 진행한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정 후보는 51% 지지율을 기록했다.

양문석 후보는 36.6% 지지율로 정 후보 뒤를 쫓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일각에선 각 후보 ‘출신’을 중심으로 당원들이 결집했을 때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 후보는 통영 출신, 정 후보는 고성 출신이다. 통영 인구 수가 고성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은 점을 고려하면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통영시 인구는 13만3119명, 고성군 거주 인구는 5만3196명이다. 

다만 진보정권에 역대 한번도 내어준 적 없는 철옹성이 쉽게 무너질 리 만무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일부 시민들에 따르면 과거 ‘통영 출신’ 정해주 전 산업통상부 장관도 뚫지 못한 곳이다. 한 시민은 “정 전 장관은 진주산업대 총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까지 지낸 거물이었는데 낙마했다”며 “출신이 정당 색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뉴스핌] 조재완 기자 = 경남 고성 동외광장 교차로에 위치한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 선거 사무소. 2019.03.25. chojw@newspim.com

chojw@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