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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재보선 르포] 통영·고성 주민들 “조선소 폐업 충격 이겨낼 후보 찍겠다”

기사입력 : 2019년03월25일 17:06

최종수정 : 2019년03월29일 11:54

4·3 보궐선거 열흘 앞두고 여야 ‘표심잡기’ 총력
통영·고성, 긴장 속 세대 갈등까지…팽팽한 민심

[통영·고성=뉴스핌] 조재완 기자 = “어르신들은 한국당이면 무조건 찍는다”, “김경수 경남지사 사건 보고도 젊은 사람들은 느낀 게 없다”.

4·3 보궐선거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경남 통영시·고성군에선 선거전이 뜨겁다. 여·야 간 기싸움도 치열하지만 주민들 간의 신경전도 달아올랐다. 한 선거구로 묶인 통영과 고성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물밑에선 세대 간 갈등도 표출되는 분위기다.

[통영=뉴스핌] 조재완 기자 = 4·3재보궐선거 통영·고성 지역구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5일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2019.03.25. chojw@newspim.com

◆ 조선소 폐업 충격 못 벗어난 통영·고성…“지역경제 살릴 인물 필요”

여야를 막론하고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주문한 것은 지역경제 살리기다. 이 곳에는 한때 세계 16위 규모의 조선소가 있었다. 신아SB조선소는 5000여명 시민들의 생활터전이자 통영 경제를 지탱하던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로 닥친 조선업 불황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조선소가 수주 감소로 2015년 폐업한 후 3년이 흘렀지만 불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통영 시내 거리 유세장에서 만난 김양미(38) 씨 가족도 충격에서 피해가지 못했다. 그나마 김씨 남편은 은행원이다. 하지만 김씨는 “보너스(상여금) 못 받은 지 오래됐다. 소득이 달라졌다”고 했다. 김씨는 “조선소가 무너지면서 부실채권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불어났다. 부실채권 떠안은 은행도 부실은행으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빈 집이 늘고 집값은 떨어졌다. 김씨 지인들은 하나둘 동네를 떠났다. 김씨는 “동네에 원룸이 넘친다. 3년 전 함께 산후조리원에 있었던 지인 열명 중 세명은 이미 통영을 떠났다. 수원, 평택 등으로 가버렸다”고 했다.

김씨는 답답한 마음에 유세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정치에 관심 없었다. 하도 화가 치밀어 나와봤다”고 말했다.

김씨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 밴드(BAND·네이버 운영 SNS)에 모두 가입했다”며 “우리 지역 사정을 잘 이해하고 주민들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당선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 아이의 엄마로서 육아 고민을 덜어줄 공약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양 후보가 내건 ‘아동응급실 설치 운영’을 지목했다. 

“인근에 큰 병원이 없어 아이들이 아프면 진주 경상대병원까지 가야 한다. 막내가 3살인데 늘 불안하다”고 했다. 김씨를 만난 아파트단지에서 그가 언급한 병원은 70km 정도 떨어져 있다. 자가용으로 1시간 넘게 달려야 하는 거리다.  

다만 김씨는 “후보를 보지 않고 그저 파란당(민주당)·빨간당(한국당)을 따지는 어른들이 많아 걱정”이라며 “통영·고성 선거에서 좌파·우파 이념론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댁이 고성이다. 시부모는 무조건 한국당 후보를 지지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논리를 내세우는데, 조선소는 박근혜 전 정부 때 이미 파산했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누가 어렵게 만들었느냐를 따지기보다 어떤 후보가 (지역경제 살리기를) 더 잘 해결할 수 있을지 보고 투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영=뉴스핌] 조재완 기자 = 4·3 재보궐선거 통영·고성 지역구에 출마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2019.03.25 chojw@newspim.com

◆ “빨간당이면 무조건 찍는 어른들” vs “김경수 사건 보고도 못 배운 젊은층”

고성 택시운전사인 김씨(67)의 생각은 달랐다. 김씨는 “누가 일 잘할지 미리 알고 투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냐. (그럴 수 없으니) 지금까지 얼마나 잘했는지 따져 심판하는 마음으로 투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씨 마음은 한국당에 있다. 그러나 매 선거에서 한국당만 밀어준 것은 아니다. 그는 “조선소가 망하고 먹고 살기 어려워서 ‘민주당이 한번 해봐라’는 심정으로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뽑아줬다”고 했다. 그러나 김경수 경남도지사 구속 사건에 실망한 김씨는 “다시 한국당 뽑아주려 한다. ‘못하면 바꾼다’가 내 원칙”이라고 했다.

고성에서 영업하는 택시운전사 임진규(69) 씨도 한국당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정부 여당이 나라는 안 돌보고 북한에만 (물자를) 퍼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정점식 한국당 후보에 대해선 “국가관이 뚜렷하다. 또 고성 출신이라 우리 지역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가 고성중학교 내 후배”라고 덧붙였다. 

고성 동외광장 인근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박씨(64)는 ‘파란당(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아들 부부가 마뜩지 않은 눈치였다. 그는 “김 지사가 구속된 걸 봐도 모르겠냐”며 “젊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연신 주장했다. 박씨는 “이번 선거는 해보나마나다. 한국당 후보가 선출될 것”이라며 정 후보의 압승을 예상했다. 

현재까지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앞서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MBC 경남의 의뢰를 받고 지난 16~17일 이틀간 진행한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정 후보는 51% 지지율을 기록했다.

양문석 후보는 36.6% 지지율로 정 후보 뒤를 쫓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일각에선 각 후보 ‘출신’을 중심으로 당원들이 결집했을 때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 후보는 통영 출신, 정 후보는 고성 출신이다. 통영 인구 수가 고성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은 점을 고려하면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통영시 인구는 13만3119명, 고성군 거주 인구는 5만3196명이다. 

다만 진보정권에 역대 한번도 내어준 적 없는 철옹성이 쉽게 무너질 리 만무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일부 시민들에 따르면 과거 ‘통영 출신’ 정해주 전 산업통상부 장관도 뚫지 못한 곳이다. 한 시민은 “정 전 장관은 진주산업대 총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까지 지낸 거물이었는데 낙마했다”며 “출신이 정당 색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뉴스핌] 조재완 기자 = 경남 고성 동외광장 교차로에 위치한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 선거 사무소. 2019.03.25.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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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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