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철저한 현지화로 삼성 제치고 선두 차지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돌풍을 일으킨 주역인 중국 기업 트랜션(深圳傳音控股 ·Transsion)이 오는 6월 출범하는 ‘상하이판 나스닥’ 커촹반(科創板) 입성이 유력시 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매체 화얼제젠원(華爾街見聞)에 따르면, 트랙션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3월까지 IPO 신청을 위한 사전 점검 작업을 진행했다. IPO 주관사는 예비 상장사인 트랙션측에 기업지배구조, 재무 상황에 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랙션의 아프리카 매장 [사진=바이두] |
트랜션 창업자이자 CEO인 주자오쟝(竺兆江)은 일찌감치 아프리카 시장의 잠재력을 알아봤다.
그는 중소 휴대폰 단말기 업체 보다오(波导)에서 근무하던 중 포화 상태인 자국 시장 대신 신흥국 시장을 겨냥한 창업을 결심했다. 주자오쟝은 지난 2006년 같이 근무하던 동료 몇 명과 함께 사업에 뛰어 들었다.
트랙션은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트랜션 산하 스마트 폰 3대 브랜드 테크노(TECNO), 아이텔(itel),인피닉스(Infinix)를 내세워 신흥국 중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시동을 걸었다.
트랜션 창업자이자 CEO인 주자오쟝(竺兆江)[사진=바이두] |
이 업체의 경영진은 당시 아프리카 시장은 글로벌 메이커인 삼성과 노키아가 아프리카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메이커의 휴대 전화는 단일 기종으로 출시 됐고, 로컬 수요에 적합한 ‘맞춤형 폰’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진출 초창기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트랙션은 두 개 이상의 심(SIM) 카드를 탑재할 수 있는 '듀얼심(SIM) 모델'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았다.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타 이동통신 업체간 통화료가 높았던 관계로 현지 소비자들은 각 통신업체의 심 카드를 휴대하는 불편함을 감수했다. 트랙션은 이런 현지인들의 고충을 간파하고, 듀얼심 폰 모델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더불어 트랙션은 정전이 빈번한 지역 특성을 감안한 손전등을 부착한 휴대 전화, ‘셀피 기능’을 보강한 현지 소비자의 니즈에 특화된 폰을 내놓으면서 열광적인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 냈다.
셀피 기능에 특화된 트랙션 폰[사진=바이두] |
특히 피부색이 짙은 아프리카인들의 특성을 감안, 빛의 노출을 늘려 보정 기능을 갖춘 카메라는 소비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와 함께 트랙션은 일상 생활 중 음악과 율동을 즐기는 아프리카 소비자들의 니즈에 특화된 모바일 음악 앱인 붐플레이뮤직(Boomplay Music)을 내놓으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이에 붐플레이뮤직은 지난 2017년 아프리카에서 가장 탁월한 모바일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3월 기준 붐플레이 뮤직앱의 활성 이용자수는 4000만명을 넘어섰다.
트랙션은 현지화 수준을 높이기 위해 케냐와 나이지리아에 R&D 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현지 개발진과 중국 연구 인력간 긴밀한 기술 협력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트랙션의 3대 스마트폰 브랜드는 지난 2017년~2018년 아프리카 매체가 발표한 ‘아프리카인들이 선호하는 100대 브랜드’에 등극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10년간 아프리카 시장 등 신흥 시장에서 파죽지세로 성장한 트랙션은 지난 2017년 기준 전세계 시장 출하량 규모에서 1억 3000만대를 기록, 중국 업체 중 화웨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시장 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트랙션은 지난 2017년 아프리카 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점유율 선두를 차지했고,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4위에 올랐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