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공실률 33.4%..데상트·유코카캐리어스 외 유치실적 없어
잠실 근처 오피스보다 비싼 임대료.."공실률 급락 가능성 낮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국내 최고층(123층·555m) 랜드마크 빌딩인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준공 2년이 되도록 사무실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와 스포츠업체 데상트코리아를 제외하고 입주 기업을 유치하지 못했다. 주변 오피스들보다 임대료가 높다보니 단기에 공실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월드타워[사진=롯데그룹] |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실률은 지난달 기준 33.4%다. 지난해 8월 55%, 지난 1월 46%에서 하락한 수치지만 주변 오피스의 공실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근처 오피스인 잠실 삼성SDS타워, 타워730 빌딩은 공실률이 모두 제로(0)다. 두 건물은 각각 지난 2013년, 2017년에 준공돼 롯데월드타워와 연식이 비슷하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 기업은 롯데쇼핑을 비롯한 롯데그룹 계열사와 일본 스포츠 용품업체 데상트를 포함한 외부 임차인들이다. 다음달에는 화물 운송업체 유코카캐리어스가 입주할 예정이다.
애초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데상트, 유코카캐리어스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셈이다. 현재 공실률이 낮아진 것도 타워 30층에 공유오피스 '워크플렉스'를 열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롯데월드타워 공실률이 지난해 50%대에서 현재 30%대로 낮아진 것은 공실인 공간 중 일부를 공유오피스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외부 임차인이 들어와서 공실률이 낮아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스 임대 마케팅을 담당하는 롯데물산 관계자는 "현재 계약을 협의하고 있는 업체가 여러 곳 있다"며 "실제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는 업체명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된지 2년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공실률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지난 2016년 12월 완공됐다. 건축물대장 기준 사용승인 일자는 지난 2017년 2월 9일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가 준공된지 2년이 지나면 공실률이 10% 정도로 낮아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된지 2년 됐음을 감안하면 아직 공실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공실이 빨리 해소되지 않는 것은 잠실에 있는 다른 오피스보다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월드타워 3.3㎡(평)당 임대료는 24~29층 기준 12만9000원이며 35~38층 기준 임대료는 13만6000원이다. 반면 잠실 삼성SDS타워는 3.3㎡당 임대료가 7만원 정도며 타워730 빌딩은 8만원 수준이다.
이에 대해 롯데물산 측은 롯데월드타워 임대료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와 같은 연도에 지어진 서울 중심권역 오피스와 비교해서 임대료를 산출했다"며 "강남 신규 오피스인 파르나스타워는 3.3㎡당 임대료가 13만6500원이고 강남N타워는 12만80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각 그랑서울 임대료가 3.3㎡당 15만~16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롯데월드타워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싼 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롯데월드타워가 근처 오피스들보다 임대료가 높아서 공실률이 하락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잠실은 서울 오피스 3대 권역(광화문·종로, 강남, 여의도)이 아니다"며 "주변 오피스들과 비교하면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공실률이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 공실면적은 오피스 기준 4만7850㎡(약 14500평) 정도다. 공실이 채워졌을 때 받을 수 있는 층별 임대료로 가중평균해 계산하면 약 19억1100만원의 기회비용이 공실로 인해 발생한 셈이다.
한편 롯데월드타워 내 주상복합아파트는 현재 분양가가 3.3㎡(평)당 6900만원대다. 면적별로 198㎡(약 60평)~990㎡(약 300평)대가 있으며 면적에 따라 분양가가 40억원대에서 50억~300억원대까지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60~70평 정도의 작은 평형대는 분양이 끝났고 지금은 대형 평형대만 남아있다"며 "워낙 분양가가 높아서 입주자들이 6~7번에 걸쳐 대금을 분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금이 완납돼야 등기가 돼서 분양률에 집계된다"며 "지금은 대금이 분납 중인 가계약 상태라서 정확한 분양률을 집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