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전문가 "회담 잘 되면 금강산광광 재개가 1순위"
현대그룹 "회담 계기로 남북경협 재개되길 기대·희망"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남북경제협력 선도기업인 현대그룹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담으로 예상되는 성과 중 금강산관광 재개가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다수 나오면서다. 현대그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경협 재개에 속도가 붙길 희망한다는 입장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18일 오전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만나 서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유수진 기자] |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이날부터 28일까지 양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국 정상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회담을 갖는 만큼, 보다 진전된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외 정치권은 물론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회담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직접적인 성과가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예상이 가장 많이 나왔다.
지난 12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연대모임' 참석차 방북했던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미정상회담이 잘 풀리면 미국의 첫 번째 비핵화 상응조치는 금강산관광 재개"라며 "북측이 가장 기대하는 사업 역시 금강산관광"이라고 밝혔다.
대북전문가인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미간 교섭 내용을 봐야겠지만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을 예외적인 제재 면제대상으로 인정할 수도 있다"며 "관광사업인 금강산이 개성보다 좀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 역시 관광재개의 시작점이 될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 바 있다. 현대아산은 지난 1998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후 이듬해 2월 설립된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사업 전문 계열사다.
배 사장은 지난 9일 현대아산의 창립 20주년을 맞아 금강산 현지에서 기념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후 "(금강산관광 재개 등은)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달려있다고 본다"며 "북측이나 저희 모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북측과 다시 만날 계획에 대해선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본 후 필요하면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북미 정상이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관광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초 금강산관광이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중단된 만큼 재발방지 등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남북 당국자간 회담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현대가 북측 파트너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실무적인 차원에서 준비를 해나갈 시간도 필요하다. 관광이 중단된 10여년의 시간동안 낡아버린 설비를 개보수하고 안전점검, 인력 확충 등을 마치는데 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현대는 보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환영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한 단계 진전돼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담담한 마음으로 이에 대비한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