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유럽, 뮌헨서 대놓고 드러낸 미국과의 ‘균열’ 속 남몰래 ‘속앓이’

기사입력 : 2019년02월18일 10:07

최종수정 : 2019년02월18일 10:07

유럽, 뮌헨안보회의서 트럼프 정책에 ‘반기’
“미국과의 관계 회복불가” 판단 불구 대안 없어 ‘끙끙’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유럽이 지난 70년간 굳건히 지켜 온 동맹에 마침내 숨길 수 없는 균열이 발생했으며, 이 ‘틈’은 지난주 뮌헨안보회의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1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유럽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악화일로인 양측 관계가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며, 무엇보다 러시아와 중국이 이 틈을 파고들 것이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양측이 영영 돌아오지 못한 강을 건넌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기댈 곳은 미국뿐이라는 인식 때문에 유럽은 쉽사리 미국과의 연을 끊지 못하고 속만 태우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로 ‘영영’ 식어버린 관계

현재 외교관들과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간 관계는 이제 식어버린 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한 분위기다.

이들은 뮌헨안보회의에서 이 균열이 여지없이 선명히 드러났으며, 다자주의와 국제 협력을 꺼리고 전통적 동맹국들을 경제적 라이벌로 판단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 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익명의 독일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관점이나 이해관계를 중요시한다고 믿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면서 “(미국과 유럽 간 관계는) 깨졌다”고 말했다.

매체는 외교관들과 정보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가장 즉각적인 위협은 이러한 미국과 유럽 간 틈을 파고들려는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듯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장관은 뮌헨 회의에서 신이 난 목소리로 양측 관계가 점차 “긴장 국면”이라면서 “새 균열도 생기고 있고 오랜 균열은 더 깊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또 유럽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아니더라도 이제 미국과의 관계는 이전과는 절대 같을 수 없을 것이란 목소리마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메르켈-펜스 ‘격돌’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공항에 도착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부인 캐런 펜스 여사.[사진=로이터 뉴스핌]

뮌헨안보회의에서 마이크를 잡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각종 국제 현안에 대립각을 보이며 갈등을 숨기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 가스관 사업인 '노드 스트림2'가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미국의 우려에 대해 "러시아를 정치적으로 배제해서는 안 되며,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는 에너지 공급 국가라고 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러시아와 이란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라면서 미국의 중동 정책에도 반기를 들었다.

뒤이어 연설에 나선 펜스 부통령은 러시아가 에너지로 미국과 유럽 간 동맹을 분열시키려 하는 것이라면서 노드 스트림 2 사업 반대 입장을 밝히는 한편, 이란 핵협정 탈퇴와 관련해서도 동맹국들이 오히려 미국의 대이란 제재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러한 펜스 부통령의 반박에 침묵으로 대응한 유럽 관계자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 때문에 미국 기업보다 유럽 기업이 더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워도 너밖에는

하지만 이러한 미국에 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유럽 관계자들은 미국 외에는 다른 협력 대안이 없다는 현실에 한탄하면서, 다음 대선으로 미국 행정부가 바뀔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수석 보좌관을 맡고 있는 나탈리 토치는 “(유럽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가 나중에 개선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유럽 관계자들의 판단은 미국에 대한 유럽의 의존성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 전 고위 관계자 빅토리아 누랜드는 “유럽인들은 숨을 죽이고 (다음 미 대선까지) 2년만 더 참아보자는 입장”이라면서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려서 관계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까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번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관계자들 사이에서 악화된 양측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 역시 감지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유럽과의 공고한 관계를 강조하고자 50명이 넘는 법조인들이 회의에 참석해 역대 최대 참석자 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kwonji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