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미국 하원의장 측이 오는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연설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28일 CNN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의 보좌진은 당초 29일로 예정돼 있던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연설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5일부로 미국 역사상 최장기를 기록한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일시 중지) 사태가 3주간 중단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예정대로 국정 연설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을 종료하기 위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 직후 펠로시 의장은 “국정 연설은 현재 계획에 없다”면서 국정 연설 진행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머시디스 슐랩 백악관 전략홍보국장은 이날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실과 국정 연설 일정 변경을 논의해 왔으며 곧 응답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국정 연설을 진행하려면 하원과 상원이 이를 모두 허가해야 한다. 따라서 국정 연설 진행 결정에 있어 펠로시 의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정됐던 국정 연설은 셧다운 기간을 거치면서 불확실성에 노출됐다. 펠로시 의장은 보안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연설을 셧다운 이후로 미루거나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국정 연설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밀어붙이다가 결국 지난 23일 국정 연설 연기로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펠로시 의장이 국정 연설을 국경 안보 논의의 인질로 삼고 있다고 반발했다. 전날 스티브 스칼리스(공화·루이지애나) 하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펠로시 의장이 이미 대통령에게 보낸 국정 연설 초청장을 취소한 것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낸시 펠로시는 대통령이 왜 우리가 국경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는지 말하는 것을 국가가 듣는 걸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정부와 의회는 지난 25일 35일간의 셧다운을 3주간 멈추기 위한 단기 예산안에 합의하고 이 기간에 국경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한인 오는 2월 15일까지도 양측이 국경 안보 문제에 합의하지 못하면 셧다운 가능성은 계속 열려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남부 멕시코와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기 위한 비용 57억 달러를 예산에 배정해 줄 것을 의회에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 측은 장벽이 국경 안보에 큰 도움이 안 되는 불필요한 조치라며 이에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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