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금리 하락 전망 + 기관 매수 재개 + 중립금리 도달 분석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회사채 발행시장에 연초 효과가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 발행기업들은 실적부진과 등급전망 하향 등의 악재 속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연말에 중단됐던 기관들의 자급집행이 재개됐고, 지난해 12월 벌어졌던 '국고채-크레딧' 금리차가 다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양호한 수급환경에 맞춰 기업들이 대규모 발행에 나서면서 회사채 시장이 뜨겁게 달궈졌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예정인 회사채 3000억원 모집에 8200억원이 몰렸다. 경쟁률만 2.73대1.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증시하락에 따른 ELS 조기상환률 감소, 발행감소, 금리상승에 따른 보유채권 평가손실 확대 등 실적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이와같은 불안한 흐름속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27일 미래에셋대우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삼양사 지난 11일 공모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 63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삼영사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저하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삼양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1473억원에서 2017년 889억원으로 급락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도 835억원으로 직전년도 729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화학사업부문도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짙던 상황이었다.
두 업체는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을 바탕으로 각각 5000억원, 2500억원으로 증액발행 검토에 나섰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 회사채 금리 하락 전망 + 연기금 중심 기관 매수 재개 + 중립금리 도달 분석
회사채 투자에서 자본차익을 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AA-등급 3년물과 국채 3년물 장단기 스프레드가 50bp까지 벌어졌다가 최근 좁혀지고 있다"면서 "40bp까지 좁혀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먹을것이 있기 때문에 대규모 수요가 형성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에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역시 "기준금리 1.75% 근접한 3년물 국고 금리는 추가 하락룸이 매우 제한적이며 작년보다 자본차익을 얻기가 더 어려워졌다"면서 "반면 크레딧 채권의 상대적 성과가 우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사채 시장이 국고채보다 상대 우위에 있다는 얘기다.
14일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804%, 회사채 AA-등급 3년물 금리는 2.262%로 45.8bp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기금 중심의 기관 투자집행 재개가 연초 회사채 수급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박진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크레딧시장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연초 기관들의 자금집행이 재개되면서 수급이 우호적으로 뒷받침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당초 미래에셋대우는 워낙 상황이 안 좋아 개별민평 금리보다 5bp 이상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이번 수요예측 결과를 놓고보며 -5bp 수준에서 결정될 것 같다. 이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대거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분간 연초효과로 회사채 발행 시장은 흥행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중립금리에 가까워졌다고 보는 시각도 회사채 발행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 채권딜러는 "파월의장은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면서 "연준(FRB)에서 올해 금리를 2번 올리겠다고 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실상 중립금리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상반기가 베팅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