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파인텍 경영 맡기로
공동행동 "노동자의 ‘고용·노조·단체협약’ 요구 담긴 합의"
굴뚝농성 해단식·보고대회 이날 오후 열릴 예정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파인텍 노사가 ‘굴뚝 고공농성’ 426일 만인 11일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고 7월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11일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굴뚝고공농성 현장 앞 [사진=노해철 기자] 2019.01.11. sun90@newspim.com |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 합의 내용을 밝혔다.
노사 양측은 이번 합의에서 회사의 정상적 운영과 책임경영을 위해 파인텍 대표이사를 김세권씨가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파인텍 공장은 7월 1일부터 다시 가동된다. 농성자 2명을 포함한 조합원 5명은 업무에 복귀한다.
노사는 이들 조합원에 대해 1월1일부터 공장이 가동까지 6개월간 유급휴가로 임금을 100% 지급하고, 최소한 3년 동안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4월 30일 이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파인텍 노사는 또 민형사상 모든 소송을 취하하는 한편 노조는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고 시설물과 현수막을 자진 철거키로 했다.
공동행동은 이번 합의에 대해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이사가 2015년 합의에 따른 김세권의 고용 책임을 최소한 지는 것”이라며 “이번 합의서에 파인텍지회의 인정과 단체협약 체결이 포함돼 그동안 노동자들의 요구인 3승계(고용·노조·단체협약)가 부족하지만 담긴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노사 합의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서울 양천구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의 75m 굴뚝 농성을 진행한 지 426일 만이다. 고공농성은 앞서 두 조합원은 지난 6일부터 단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번 교섭은 전날 오전 11시에 시작해 하루를 지나 20시간 넘게 진행된 끝에 협상에 이르렀다. 앞서 노사 양측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9일까지 5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공동행동 측은 “굴뚝농성 해제는 현재 단식 중인 고공농성자들의 상태를 고려해 최단시간 내 안전한 복귀 방식을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현재 굴뚝 위에 있는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은 이날 오후 지상으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굴뚝 농성자들이 안전하게 땅에 내리기 위해 소방시설과 병원 등의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보고대회와 굴뚝농성 해단식이 오늘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사 양측의 갈등은 2013년 스타플렉스가 자회사 스타케미칼(구 한국합섬)의 노동자들을 경영악화 등 이유로 정리해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차광호 지회장 등은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해 45m 스타케미칼 굴뚝에서 2014년 5월부터 다음 해 7월까지 408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후 노사는 2015년 7월 '파인텍'이라는 법인을 신설해 해고자 11명을 재고용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갈등이 다시 불거지며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2017년 11월12일부터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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