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8일 선거제 개편 ‘의석수 확대’ 놓고 위헌 여부 공방
“300인 미만 규정이 관행” vs “1명 차이로 위헌성 따지기에 무리”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의석 수 확대를 둘러싸고 위헌 논쟁에 불이 붙었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8일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본격적인 선거제 개편 논의에 앞서 의석 확대에 대한 위헌 여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 제41조 2항은 국회의원 수를 법률로 정하되 그 수는 200인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원 수에 대한 하한선은 명문화 돼있으나 문리해석 시 상한선은 없다.
그러나 김 의원은 상한선이 명문화돼있지 않다고 해서 의원을 무제한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석이 299석으로 과도하게 해석된다고 하더라도 299석이 한계”라며 300석 이상 의석을 늘릴 경우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경고했다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정개특위 간사가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에서 발언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의원 정수 확대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야가 지난 19대 총선 당시 의석 수를 늘리는 데 합의한 전례가 있다. 당시 여야는 기존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19대 총선에 한해 의석수를 기존 299석에서 1석 늘리기로 했다. 그 결과 현행 공직선거법 제21조는 국회의원 정수를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합해 300인으로 정하고 있다.
‘의원 수 300인’이 위헌인지를 두고도 해석이 분분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이슈와 논점> 391호에 따르면 이종수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간 헌법조문에 따라 국회의원 정수가 300인 미만으로 해석된 것이 관행”이라며 “만약 300인 이상으로 하려 한다면 헌법을 개정해 300인 이상으로 규정하거나 상한을 새로이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법조계 “문언상·취지상 위헌성 찾기 어려워”…‘위헌’ 요건 충족 안된다는 지적도
다만 헌법학자 대다수는 의원정수 확대가 문언상으로나 의원 수에 관한 제도의 본질적 취지로 보나 위헌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어떤 법률이나 제도를 위헌으로 보려면 헌법의 문언에 명백히 반하거나 제도의 본질에 반할 것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원 수 300인 확대 사안은 “문언상 위헌으로 볼 수 없고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이 제도의 본질적 취지에 반한다고 판단할 수 없어 위헌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99과 300석 사이의 1석 차이를 두고 위헌성을 가리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으며, 그간 의원 수가 300인 미만으로 해석된 관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왔다.
일각에선 정치적 또는 현실적 관점에서 의원정수 확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해서 규범적 평가를 다투는 위헌 문제로 끌고가는 데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헌법이 의원 수의 하한선만 명문화한 취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의 민주주주의 기능이 약화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하한선을 둔 것일 뿐, 의원 수가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는 사실상 없다는 주장이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도 “과거 의원 수 상한과 하한을 헌법에 모두 규정한 적이 있었으나 더이상 상한선을 두지 않는 것은 의원 수를 정책적으로 열어놓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과거 1969년 제6차 개정헌법에선 의원 수를 150인 이상 250인 이하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1980년 8차 개헌에선 하한만 두고 상한은 열어두는 것으로 정해졌고 해당 조문이 현행 헌법에 승계됐다.
이날 위헌 여부를 두고 논의가 공회전을 거듭하자 민주당 소속의 김종민 정개특위 제1소위위원장은 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사안에 대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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