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 보고서 지시 없었다, 그런 식으로 지시 안해"
"김태우, 특감반 내 텔레그램서 '찌라시' 자주 올려"
"이인걸 '뭐 이런걸 올리냐' 하면 '재밌잖아요' 응답하더라"
"김태우 사전조율 부족, 반장이 판단 위해 초안 써오라고 한 것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태우 수사관(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특감반 윗선의 지시나 암묵적 동의를 얻어서 첩보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김 수사관의 직속 상관인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20일 "구체적인 아이템과 관련해 유일하게 지시한 것은 가상화폐 첩보 수집 뿐"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비서관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첩보에 대한 대략적인 보고가 이뤄지고 윗선이 대부분 인지하거나 암묵적인 동의를 받아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는 김 수사관의 주장에 대해 "그런 식으로 지시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박 비서관은 "일단 저는 김태우 직원과 텔레그램하는 (온라인상의) 방이 없고, 특감반 내에 자기들끼리 공유하는 방이 있다고 하는데 김 직원은 찌라시 형태도 올리고 쓸데 없는 것도 올렸다"고 설명했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사진=박형철 비서관 페이스북] |
◆ "김태우 사전보고 없었던 경우 많아 초안 써오라고 했을 것...업무 지시 아냐"
박 비서관은 "특감반 내에서도 방이 있는데 김태우 직원은 쓸데없는 것도 올리고 해서 이인걸 반장이 '뭐 이런 걸 올리냐' 하면 '재밌잖아요. 보고 잊으세요'라고 했다"며 "공유방에 올렸는지, 이인걸 반장에게 올렸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것이 어떻게 업무 지시인가. 업무 지시는 그런 형태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비서관은 또 "구체적인 아이템과 관련해 제가 유일하게 지시한 것은 가상화폐 관련으로 이 것은 정책보고서를 쓰기 위한 용도"라며 "이를 제외하고는 토착비리나 채용비리도 잘 보라는 식의 일반적인 지시는 있지만 구체적 지시는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비서관은 "나머지 보고서는 이인걸 특검반장에게 허락을 맡아서 썼기 때문에 보고를 했다고 하는 것이지만, 다른 특감반원에 비해 이 사람은 사전 보고가 없었던 경우가 많았다"며 "사전 조율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반장이 판단하기 위해 '초안이라도 써오라'고 한 것인데 이 것은 지시한 것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태우 수사관 논란 주요 발언 |
◆ "공직자 비리 첩보를 확인하기 위한 정보 수집은 사찰 아니다"
박 비서관은 야당이나 일부 언론이 문재인 정부 특감반 전체가 민간인 사찰을 한 것과 같은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는 사찰 첩보를 수집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다른 것은 감찰 첩보인데, 공무원과 민간인이 연루된 범죄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는 수집을 하는데 수집 과정에서 공직자가 해당되지 않으면 '킬(폐기)' 된다"고 강조했다.
박 비서관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니 뒷조사를 하면 이건 사찰이지만 공직자 비리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사찰이 아니다"며 "사찰이라고 주장하는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이들을 정치적으로 탄압하거나 뒷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가상화폐와 관련해 불법 행위 동향을 알아보는 과정이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박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의 특감반이 사찰이 없었다는 것을 해명하기 위해 이인걸 특감반원 혹은 특감반 데스크와 함께 해명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분들은 못 나간다. 이렇게 하나 하나 사안이 나올 때마다 해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태우 수사관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첩보 보고서가 있다는 것은 (상부의) 승인이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첩보 작성의 시작은 텔레그램으로 컴퓨터에 있는 보고서 파일은 초안이 완성됐다는 뜻으로 이는 상부의 지시나 묵시적 승인이 있었기 때문에 작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