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중국 정부가 미국 내 대학들에 설치한 중국어 학습 교육기관 '공자학원'의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고 17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올해 들어 폐쇄를 결정한 미국 대학은 6곳으로, 지난 10일(현지시각)엔 미시간 대학이 내년에 학내 공자학원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선 공자학원에 대해 "중국 공산당의 선전기관", "학문의 자유에 위협" 등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어,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에 위치한 공자학원 건물 [사진=콜로라도주립대] |
미시건 대학 담당자는 아사하신문 취재에서 2019년까지였던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에는 이미 계약 연장의사가 없다고 전달했다.
전미학자협회(NAS)에 따르면 미국 내 공자학원은 2005년 3월 메릴랜드 대학을 시작으로 12월 현재 100여곳의 종합·단과 대학에 설치돼 있다.
공자학원은 미국의 경기침체와 맞물려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 운영 등을 위한 자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선 자기 부담을 최소화하고 중국어수업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 미국 대학교수협회(AAUP)가 공자학원을 문제삼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AAUP는 공자학원이 중국 정부의 정치적 주장과 강하게 묶여있다며 "중국 정부 기관이며 학문의 자유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이 공자학원과 관련한 대학과의 계약에서 학문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며, 대학 측에도 중국이 계약의 투명성 향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계약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그해 9월 시카고 대학과 펜실베니아주립대를 시작으로 공자학원을 폐쇄하는 대학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총 11곳의 대학이 공자학원 폐쇄를 결정했으며, 이 가운데 6곳이 올해 들어 폐쇄 결정을 밝힌 곳이다.
◆ 대중강경파 정치인의 영향도
신문은 "최근 공자학원 폐쇄에는 미국 정치계 내 중국 강경파의 영향도 크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미국 내에는 중국에 따른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공자학원에 대한 경계도 강해지고 있다.
일례로 2016년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하기도 했던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올해 2월과 5월에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 주 내 대학들에 서한을 보냈다. 그는 대학들에 "미국 내 교실에 '침입'해 있는 중국의 공격적 작전은 표현의 자유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공자학원 계약 중단을 요구했다.
올해 8월 노스플로리다대학이 공자학원 폐쇄를 발표하자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 기관은 중국 공산당의 자금제공을 받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호소했다.
지난 12일 미 상원 사법위원회 공청회에선 FBI 방첩부문 담당자가 "공자학원은 엄밀한 의미에서 문화기관이 아니다"라며 "중국 정부가 자금을 제공하는 문화기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에 감시되고 있으며 티베트 문제를 포함해 공자학원에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가 있다"고 했다.
신문은 "미국 내 공자학원 폐쇄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