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지난 주말 무역전쟁 휴전을 갖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에 원자재 시장이 강한 랠리를 연출했다.
구리부터 철광석까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직격탄을 맞았던 금속 상품이 큰 폭으로 치솟았고, 곡물 가격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
철강 생산 현장 <사진=블룸버그> |
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런던 금속거래소에서 구리 선물이 장중 2% 치솟았고, 중국에서 거래되는 철강 가격은 7%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런던에서 구리 선물은 톤 당 6295달러까지 뛰었고, 철광석 선물도 2% 동반 상승했다. 관련 종목도 강세를 나타냈다. 안토파가스타가 8% 급등했고, 앵글로 아메리칸이 7% 치솟았다. 철강 업체 에브라즈 역시 6% 선에서 랠리했다.
곡물 가격도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콩 선물이 3% 이상 상승, 지난 6월 이후 최고치에 거래됐다.
이날 원자재 시장의 훈풍은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앞으로 90일간 무역 협상을 갖는 데 의견을 모은 데 따른 반응이다.
특히 중국은 전세계 철강의 50%와 철광석의 70%를 사들이는 거대 소비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휴전 선언이 커다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미국산 콩의 최대 수입국에 해당한다. 관세 전면전으로 인해 지난 9월1일 이후 미국의 대중 콩류 수출은 34만톤을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500만톤에서 급감한 수치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경계감을 늦출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양국이 일단 최악의 경제 냉전 사태를 일단 모면했지만 향후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홍콩 소재 아그로노트 증권의 헬렌 루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날 상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미국과 중국의 정상 회담 결과가 시장의 예상보다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휴전이 곧 종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양국 무역 마찰이 지난 십 수년간 구축된 구조적 문제에 따른 것이고, 불과 90일만에 근본적인 해법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
RBC 캐피탈 마켓 역시 투자 보고서를 내고 “미국과 중국 정책자들이 서로 동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커다란 괴리가 존재한다”며 “앞으로 90일간의 협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도 크게 상승했다. 수급 불균형과 함께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에 폭락했던 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5%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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