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의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 도달하려면 한참 멀었다고 발언해 금융시장을 발칵 뒤집어 놨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태세를 완전히 바꿨다.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 바로 아래까지 올라왔다며 갑자기 비둘기파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파월 의장의 태도가 갑자기 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월가의 압박이 먹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월 의장은 28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을 통해 “금리는 역사적 기준에서 여전히 낮고 미국 경제에 중립적인 수준으로 여겨지는 수준의 넓은 범위 바로 아래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즉각 비둘기파적인 것으로 해석됐다.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며 심지어 지난달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에 도달하려면 한참 남았다던 파월 의장의 변심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우려하던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환호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미쳤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했고 월가에서도 내년 미국 경제 둔화가 예고된 시점에서 연준 대다수 위원이 내년 3차례 긴축을 예상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지명한 것이 마음에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해 파월 의장의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거이 르바스 수석 이자율 전략가는 트윗에서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부터 명백하게 비둘기파로 전환한 것”이라면서 “경제 전망에 있어 하방 불확실성 다수 포함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공개된 연설문에서 “우리는 가장 조심스러운 예상보다도 꽤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거이 전략가는 연준이 내달과 내년 3월 기준금리 인상을 끝으로 긴축 사이클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슬레이트 스톤 웰스의 로버트 파블릭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에 “파월의 발언은 시장이 듣기를 기대하던 바로 그것”이라면서 “분명히 이것은 자신의 이전 발언에 대한 시장 반응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FOMC 참가자들의 예상이 전망에 대한 최선의 평가에 근거하지만, 미리 정해진 정책 경로는 없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와 금융 지표를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항상 그렇듯이 통화정책에 대한 우리의 결정은 일자리와 물가의 변화하는 전망에 맞춰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설계돼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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