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간) 또 한 차례 급락 장세를 연출했다. 수요 둔화와 과잉 공급 우려가 지속하면서 유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했다.
원유 채굴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21달러(7.7%) 급락한 50.4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유가 낙폭은 2015년 7월 6일 이후 가장 컸다. 주간 기준으로 WTI 가격은 7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3.80달러(6.1%) 내린 58.8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과잉 공급과 원유 수요 둔화 전망이 지속하면서 다시 한번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국의 산유량이 내년 하루 1200만 배럴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OPEC도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면서 유가는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원유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강세론자들이 멸종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처음에 사람들은 과잉 고급에 대해 우려했고 수요 공포가 끼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내달 6일 OPEC 정례회의에서 주요 산유국들이 유가를 지지하기에 충분한 감산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본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가 유가를 내리는 데 협조하고 있다며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도 사우디를 두둔했다.
이날 WSJ은 OPEC이 감산으로 보이지 않는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OPEC은 지난 2016년 결정된 현재 생산 목표를 유지 발표를 계획 중이다. 소식통은 사우디가 현재 하루 100만 배럴가량을 추가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이 사실상 감산을 의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사우디를 비롯한 OPEC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유가를 급등시키지 않으면서도 감산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바인베르그 원자재 수석 연구원은 “OPEC의 빈 회의는 사우디를 둘러싼 문제 때문에 이번에 강한 지지를 제공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역시 원유 수요 기대를 후퇴시키며 유가 하락 재료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3%대의 높은 경제성장률로 세계 성장을 주도하던 미국 경제가 내년부터 현저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는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시장은 경제 둔화를 반영하고 있으며 중국과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시장은 OPEC이 수요 둔화를 상쇄할 정도의 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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