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후 백악관 집무실 분위기 어두워"
"트럼프, 백악관 혼란스럽다는 소문에 켈리 경질 못 하고 있어"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의 11·6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빼앗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가 나온 이후 하루가 멀다 하고 주변에 화를 내고 있으며, 백악관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CNN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을 인용해 중간선거 패배와 막바지에 접어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 수사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 사람에게 점점 신경질적으로 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트럼프, 백악관 혼란스럽다는 소문에 켈리 경질 못 하고 있어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CNN에 이번 주 대통령 집무실 분위기가 평소와는 다르게 어두웠다고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주변 모든 이들에게 화가 나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들도 대통령이 중간선거의 패배에 원통해 하고 있으며, 뮬러 특검팀의 수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살이 찌고, 안색이 안 좋아지는 등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백악관 내각 개편과 관련한 각종 추측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가 치러진 이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경질하고, '충성파'로도 알려진 세션스의 비서실장 매슈 휘터커를 법무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또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직원들과 비행기 좌석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진 미라 리카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도 해임됐다.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과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도 경질 우선순위로 거론되며 트럼프 인사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다.
CNN은 특히 지난 13일 멜라니아 여사의 리카델 NSC 부보좌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성명이 발표된 뒤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분노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내부 인력 문제가 공론화 된 것을 비롯해 자신이 이것저것 지시하는 남편 이미지로 비쳐진 것에 대해 격분했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참모진 교체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경질 여부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존 켈리에게 오는 2020년까지 비서 실장직을 맡아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아이어스를 켈리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닉 아이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명의 소식통은 일부 고위급 보좌관이 만약 아이너스가 비서실장으로 임명될 시 자신들도 사임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고 전했다.
닉 아이어스 외에 켈리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언급된 인물 가운데는 존 디스테파노 백악관 수석 비서관도 포함돼있다. 디스테파노는 백악관 내 직원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으며, 트럼프 대통령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비서실장의 교체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인사 교체를 단행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악관 내부가 혼란스럽다는 이야기가 새어나가는 것을 싫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내부와 관련된 소문이 나도는 것을 막기 위해 결국 켈리를 내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한 소식통은 "언론에서 존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는 글을 더 많이 쓰면 쓸수록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켈리 비서실장을 내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