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정식으로 제재 해제 요구한 것은 처음
“비핵화 교섭 난항의 요인이 될 가능성 커”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방북 당시 경제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7일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오찬을 포함해 김 위원장과 약 5시간 반에 걸쳐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한다는 방침을 확인했으며, 김 위원장이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언급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도 협의했다.
미국 측은 핵 리스트 제출과 영변 등의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으며,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 실험장 등의 사찰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그 조건으로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과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미국 측에 정식으로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비핵화의 대가로서 종전선언을 일관되게 요구해 왔지만, 10월 들어서는 미디어를 통해 경제 제재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16일 조선중앙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가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대북 제재 계속에 대해 언급하거나 한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대북 제재 계속은 적대 정책을 유지하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에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조만간 열릴 북미 실무자 협의에서도 북한은 제재 해제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미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할 경우 비핵화 교섭이 난항을 겪는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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