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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에쿠우스' 손병호 "새로운 '다이사트'가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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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연 43주년 맞은 연극 '에쿠우스'의 다이사트 박사 역
새로운 해석으로 다른 느낌 보여주기 위해 노력
연극 영화 드라마 예능까지 모두 섭렵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지금까지 '에쿠우스'를 한 번도 안 본 게 오히려 장점이 된 것 같아요. 제 나름대로 새로운 해석의 '다이사트'를 연기하고 있는데, 일단 따뜻하고 인간적이라고 평가를 해주시더라고요(웃음). 색다르다고 하니 나름대로 잘 해내고 있구나 싶어요."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손병호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0.10 deepblue@newspim.com

배우 손병호(56)가 연극 '에쿠우스'(연출 이한승)에 출연 중이다. '에쿠우스'는 극작가 피터 쉐퍼(Peter Shaffer)가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한 작품으로, 일곱 마리 말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통해 신, 인간, 섹스에 대한 고민과 인간의 잠재된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 초연 43주년을 맞이한 작품과 처음 연을 맺은 그를 지난 10일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에쿠우스'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품이고, 명작이죠. 한번쯤은 어떤 작품인지, 내가 소화할 수 있는지, 인물의 매력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어요. 인간, 신, 섹스, 사랑, 가장 보편적이고 원초적인 질문을 하고, 작품이 가지고 있는 주제와 가치가 커서 하고 싶었죠. 단, 조금 어려운 방법으로 푸는 것 같아서 좀 더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했죠."

작품에서 손병호가 맡은 역할은 '다이사트'다. 판사 '헤스터'의 요청으로 말의 눈을 찌른 소년 '알런'의 상담과 치료를 맡는 정신과 의사다. 아내와의 불화로 6년간 키스도 못했다는 '다이사트'는 '알런'을 상담하면서 오히려 그를 부러워하고, 사회의 잣대에 맞춰 변화시켜야 하는 자신의 일에 고통을 느끼는 캐릭터다.

"첫 번째 질문은 '다이사트에게 어떤 아픔이 있나'였어요. 결혼했지만 6년간 입맞춤도 못했고, 아이가 없죠. 그런 사람이 어떻게 아이를 치료하나 싶었죠. 그 다음 질문은 '이 아픔을 어떻게 표면화시키나'였어요. 말로 설명도 하지만 내 몸으로 체화하는 방법도 고민했는데 쉽지 않았죠. 그래서 연출과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판사와 어떤 로맨스를 넣고 싶었어요. 아무도 없는 외로운 다이사트에게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죠(웃음)."

손병호는 고민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무대 위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그가 너무 가깝게 다가가자 상대방('헤스터' 역의 차유경)이 대사를 씹기도 했다고. 물론, 이는 모두 연출과 배우들이 오랫동안 치열하게 상의하고 조율한 결과다. 이렇게 배우마다 다른 느낌, 개성이 바로 연극의 매력이다.

"다이사트는 갈등하고 있고 인생의 아픔이 있는 인물이에요. 항상 악몽을 꾸고, 이게 옳은 것인지 고민하고, 떨쳐내고 싶지만 짐을 지는 인물이죠. 그래서 오히려 알런은 다이사트가 못한 걸 하는 인물이라 부러워해요. 1막 마지막에 알런이 말을 타고 들판을 질주할 때, 저도 막 흥분하고 부럽고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조금 절제해야 해서 아쉽기도 하죠(웃음). 저는 인물의 각도를 찾으려고 애써요. 시대가 바뀌고 연출, 배우의 해석이 달라지면 새로운 각도로 보여지는게 연극의 재미니까요."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손병호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0.10 deepblue@newspim.com

그가 치료해야 하는 '알런'은 아버지의 무관심과 어머니의 잘못된 신앙 속에 키워진 소년이다. 잘못된 가정환경은 그의 모든 욕망과 믿음을 '말'에게 의존하게 했고, '말'은 그에게 종교이자 애인이 된다. 두 딸이 있는 손병호는 더욱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가정환경이 정말 중요해요. 저도 자식을 키우고 있지만, 모든 아이들의 문제는 가정, 부모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대화가 부족해지고, 아이와 갈등이 생기고, 외롭게 되죠. 어떤 모임에서 어르신들이 '에쿠우스'를 보고 '아들과 대화를 해봐야겠다'고 말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대화의 부재가 아들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게 된 거에요. 제일 문제는 무관심이에요. 저는 그러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노력해요. 아이의 눈높이 맞추려고 하죠. 내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알런' 역의 배우는 전박찬과 안승균이다. 전박찬 배우는 2014년, 2018년 초에 이미 '알런' 역을 맡은 바 있지만 안승균 배우는 처음이다. 손병호는 두 사람과의 호흡에 대해 "정말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박찬의 알런은 정확한 형식, 소리, 눈빛, 움직임으로 깨끗하고 정갈하다면, 안승균의 알런은 아직 유동적이고 실험적이고 열려있어요. 둘 다 장단점이 있어요. 저는 두 명 다 하고 싶은 걸 다 던져봤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터치도 해보고 그랬죠(웃음). 연습할 때 배우는 열려 있어야 해요. 좋은 배우는 누구에게 충격을 주는 배우죠. 공식화된 리액션만 하는 건 연기가 아니죠. 자기 것만 하는게 아니라 리액션이 좋고 서로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어야 해요. 두 사람 다 열심히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어서 고마워요."

공연은 배우들의 퇴장이 거의 없다. 중앙 무대 양옆에 의자가 놓여져 연기를 하지 않는 배우들은 좌석에 앉아 함께 공연을 지켜본다. 손병호는 매일 대사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또 마지막 '다이사트'의 결정에도 공감을 한다고.

"공연을 할 때마다 매일 눈물이 나요. 꼭 내 얘기 같아요. '넌 해 본 일 있어? 적어도 난 해봤어'라고 말하는 것 갖죠. 처음엔 이해 못하다가 각자의 삶의 처지에 따라 가슴에 너무 와닿아요. 의사는 파괴할 수는 있어도 창조할 수는 없어요. 관습, 사회적 모든 눈초리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없죠. 그래서 알런의 열정이 부럽지만 그를 치료해야 해요. 제가 다이사트의 입장이었어도 같은 결정을 했을 거 같아요. 저라도 아이가 올바르고, 분명히 맞다고 생각해도, 관습이나 정치가 잘못됐음을 알지만 깨부수라고 할 수 없어요. 그 아이를 인정해주고 보살펴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하는게 그게 내가 되지 못해서 함께 아플 수밖에 없어요."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손병호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0.10 deepblue@newspim.com

1983년 데뷔해 벌써 36년차다. 연극 '에쿠우스'는 물론, 독립영화 '멀리가지 마라'로 부산국제영화제에도 다녀왔고, tvN 드라마 '나인룸'에 출연 중이다. JTBC 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도 출연 확정됐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는 오히려 바쁜게 더 행복하단다.

"바쁜 게 좋아요. 나를 통해 누군가 행복할 수 있고, 즐겁다면 그게 행복이죠. 배우라는 직업은 남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는 게 원칙이에요. 누군가를 보듬을 수 있고 뭘 할 수 있다는 거에 더 감사해요. 그래서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게, 더 큰 능력을 행할 수 있는, 큰 그릇이 되고 싶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중, 관객들 덕분에 제가 먹고 사는 거니까요(웃음)."

얼마 전까지는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딸바보, 애처가의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KBS 2TV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손병호게임'을 유행시키는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도 '더불어 사는 행복'을 위함이다.

"'동상이몽'은 안 하려고 하다가 하게 됐어요. 그 전에 수없이 작품을 했는데, '동상이몽' 이후 다 알아보더라고요.(웃음) 아내는 모든 여성들에게 선망이 되고, 저는 최고의 사위가 됐어요. 그래서 감사하고 고맙고, 더 부담이 되고 책임감이 생겼죠(웃음). 오랜 시간 익숙해졌던 아내를, 아이들을, 가정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된 좋은 시간이었어요. 사실 '손병호게임'은 주위 사람들이 만들어준 거죠. 제가 열심히 준비하기도 했지만 옆에서 더불어 만들어준 거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더불어'에요. 세상은 함께 사는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 거니까요."

수많은 작품, 수많은 캐릭터를 했음에도 연기 열정이 식지 않은 손병호의 목표는 이순재다. 이순재처럼 건강히 오랫동안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것. 또 하나의 목표는 진한 중년 멜로다.

"이순재 선생님처럼 건강을 지켜가면서 좋아하는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해요. 흔히 말해 '무대에서 죽고 싶다', '무대에서 뼈를 묻고 싶다'는 말처럼 무대에서 은퇴하고 싶죠. 그러기 위해서 건강을 지켜야죠. 삶은 행복의 추구인데, 저는 연기자니까 연기할 때 제일 행복하거든요(웃음). 해보고 싶은 건 리얼한 중년 멜로에요. 사랑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는데, 두 커플이 노년이 됐을 때 사랑을 돌아보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한 커플은 매우 인내하고 희생적인 사랑이라면, 다른 한 커플은 매일 싸우고 열정적이죠. 이렇게 다른 방식의 사랑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싶어요. 사랑에 정답은 없으니까요(웃음)."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배우 손병호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0.10 deepblue@newspim.com

언제 어디서든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은 배우. 시간이 흘러도 연기 열정은 식지 않고 더욱 커지는 배우. 손병호의 색다른 '다이사트'를 볼 수 있는 연극 '에쿠우스'는 오는 11월1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영화나 드라마에 익숙한 분들은 '에쿠우스'가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요. 모든 걸 다 이해하려고 하지 마세요. 좋은 부분이나 좋은 한 구절이라도 본인에게 맞아떨어지는 게 있을 거에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작품입니다. 그냥 편하게 보고 본인이 마음에 드는 장면, 대사를 탐닉했으면 합니다. 부족하다면 두 번, 세 번 봤으면 해요. 연극은 보면 볼수록 다르니까요(웃음).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즐기세요.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세요."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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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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