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연극

속보

더보기

[스타톡] '에쿠우스' 전박찬·정휘 "1막 끝나면, 카타르시스 느껴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글 황수정 기자·사진 이윤청 수습기자] 배우는 대부분 연기와 실제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다. '알런'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휘어잡던 것과 달리 유쾌한 아재개그를 툭툭 던지는 배우 전박찬, 신중하고 차분한 배우 정휘를 지난 16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국의 극작가 피터 쉐퍼(Peter Shaffer)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연극 '에쿠우스'가 한국 초연 43주년에 접어들었다. '에쿠우스'는 여섯 마리 말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담는다. 배우 전박찬과 정휘는 '알런' 역을 맡아 지난 1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옛날에 공연할 때는 안 그랬는데, 지금은 휘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있더라고요.(웃음)" (전박찬)

"작품이 좋고 워낙 유명하잖아요. 압도당하는 분위기에 많이 놀라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제 팬들 같은 경우엔, '에쿠우스'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제가 이때까지 했던 역할들과 달라 신선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더 열정적으로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죠." (정휘)

지난 2014년 '에쿠우스'에 알런 역으로 무대에 올랐던 전박찬은, 4년 만에 다시 한 번 작품에 참여했다. 반면, 정휘는 이번에 새롭게 '에쿠우스'에 합류한데다, 두 번째 연극이다. 이미 한 번 했었기에, 혹은 처음이기에 두 사람은 다른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입시를 준비할 때 이 작품으로 했어요. 처음 읽고 아리송한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작품 속 독백을 준비하면서 책도 읽고 분석하면서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제의가 들어왔을 때 망설임 없이 선택했어요. 처음에는 많이 어렵고 심적으로도 압박감이 있었는데, 다행히 (전박)찬이 형이나 다른 선배님들이 너무 잘 풀어주신 것 같아요. 또 (오)승훈이와 동갑이라 심적인 안정도 됐죠.('알런' 역은 전박찬, 정휘, 오승훈까지 트리플 캐스팅이다.) 많이 연습하면서 제가 알런으로 어떻게 보여질 것인지에 대한 생각만 했어요." (정휘)

"저도 처음엔 똑같았어요. 굉장히 지난한 시간을 견뎠는데, 그걸 겪는 둘을 보니 대견하더라고요. 4년 만에 다시 하니까 생물학적으로 나이도 들었고, 몇 년 간 과격한 안무를 한 적이 없어 불안함도 있었죠. (정)휘와 (오)승훈이와 비교했을 때 욕 먹는 건 아닌가 부담도 있었어요.(웃음) 그래도 두 사람과 만나면서 그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가는 게 즐겁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도 치열했지만, 지금은 치열함고 즐거움이 공존하는 거죠." (전박찬)

극 중 '알런'은 말을 좋아하고 동경하다 아예 종교처럼 믿는 소년이다. 부모의 왜곡된 사랑과 사회적 억압에 반해 뜨겁고 원시적인 열정과 욕망을 말을 통해 표출하는 인물. 결국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르기까지 관객들은 단 한 순간도 알런에게서 눈을 뗄 수 없다.

"알런은 17살이지만 또래가 경험하는 것들을 대부분 하지 못하고 극단적으로 순수하게 살아온 친구에요. 참 어렵지만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순수한 아이의 극단적인 말에 대한 신앙이랄까. 하지만 누구의 잘못을 탓할 수는 없잖아요. 작품 자체가 메시지를 준다기보다 인간의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극인 것 같아요. 답이 있었다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겠죠. 나도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결여된 부분이 있고,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질문을 던지게 하죠. 끝나는 순간까지 어려울 것 같아요." (정휘)

"휘 공연을 본 관객의 후기를 봤는데 '유리알처럼 부서질 것 같은'이라는 표현을 썼더라고요. 정말 잘 보신 것 같아요.(웃음) 연습하면서 휘와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해석적인 면에서 부딪힌 적은 없어요. 보면 그냥 납득이 가요. 관객들이 보면서 저게 나쁜 건지, 좋은 건지 질문을 던지면 되는 거죠. 결국 이 작품은 누구도 다 안다고 할 수 없어요." (전박찬)

극에서 또다른 주인공은 바로 '말'이다. 무대에는 7명의 배우가 말의 역할을 대신한다. 그 중 '너제트'라는 말은 알런과 교감하는 남다른 존재. 배우들은 말의 어깨 위에 올라타며 매우 격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1막이 끝날 때 알런이 말들과 함께 달리며 소리치는 장면은 가히 하이라이트라 부를 정도로 압도적이다.

"처음에는 옷을 입고 있는데도 3주 정도 만지질 못했어요.(웃음)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분들도 배우고, 액션과 리액션을 주고 받는게 너무 중요한데 제가 제대로 못하고 있더라고요. 시간을 들여 친해지고 마음이 열리면서 어느 순간 약속하지 않아도 둘의 호흡으로 교감이 됐어요. 말을 타는 건 항상 무서워요. 겁을 먹으면 제대로 안 되고, 의욕이 앞서면 다칠 수가 있어서 항상 걱정이 되죠. 그래도 만날 때마다 리허설을 해서 믿고 올라타요. 1막 마지막장면은 어느 날은 시원할 때도 있고, 어느 날은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해요. 함께 하는 친구들과 정말 최선을 다하고, 1막이 끝나면 다같이 어쩔 줄 모를 정도로 희열을 느끼죠.(웃음)" (전박찬)

"며칠 만에 공연을 하면 대사를 잊어버리지 않았나 불안하고 긴장이 돼요.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들면서 1막 마지막 장면을 하는데 황홀하더라고요.(웃음)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기분, 호흡도 좋고 환상적이었다고 할까? 뭔가 더 알런과 친해진 것 같았어요.(웃음) 첫공 때 넘어질 뻔했는데 말 형이 잡아줘서 일어났어요. 근데 그 이후론 긴장이 되서 더 못하겠더라고요. 그런데 형들이 '너는 가벼우니까 어떻게든 잡아줄테니 겁먹지 마라'고 했는데, 한 번에 다리가 잘 감겨지면서 올라타니까 기분이 너무 좋고, 그 이후론 또 계속 잘 타고 있어요.(웃음)" (정휘)

상식적으로 보면 '알런'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를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는 알런의 열정을 부러워한다. 두 배우 또한 무언가를 알런만큼 좋아하고 격렬하게 정열을 느껴본 적이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알런처럼 한 개인이 무언가를 해보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떻게 보면 알런도 종교적인 문제인데, 제 주변에 종교에 너무 빠져서 사회와 단절되는 모습을 보니 힘들겠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그것도 나름대로 불행한 삶이 아닌가 싶었어요. 종교든, 사랑이든, 일이든 항상 적당한 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정휘)

"제게는 결국 연극인 것 같아요. 남 앞에서 한 마디도 못하는 내성적인 학창시절을 보냈는데, 중2 때 처음 연극을 보고 연극을 하고 싶었어요. 엄격한 아버지, 교회다니는 신앙심 투철한 어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어떻게 보면 '알런'과 비슷하기도 하죠. 억압된 생활이 연극을 통해 자유로워졌어요. 아직 연극에 미친 정도는 아니지만, 무대 위의 삶만큼 내 삶이 중요해졌어요. 물론 어른이 됐다고 자유로운 건 아니지만, 돈이 없어도 재밌고 좋으니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이 감사한 거죠." (전박찬)

정휘는 2013년 뮤지컬로 데뷔한 후 주로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그러다 2016년 '팬텀싱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때 매체의 영향력을 느끼게 됐다. 2009년 데뷔한 전박찬은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마찬가지로 기회가 있다면 브라운관이나 스크린도 도전하고 싶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아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인데 왜 욕심이 없겠어요.(웃음) 배용준처럼 되고 싶은 건 아니고, 사람들과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은 거죠. 대하사극이 하고 싶어요. 일일극이나(웃음) 사실 매체 진출 생각이 없는 건 아닌데, 연극 작업을 하다보니 시간이 허락해주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더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단역으로 한 번 나오기도 했어요. '마더'와 '위대한 유혹자'에서요." (전박찬)

"'팬텀싱어'로 짧게나마 매체 영향력을 느끼긴 했는데, 앞으로 배우로 더 해야할 일들이 많으니까 더 다양한 작품과 다른 매체에서도 활동을 하고 싶어요. 여기서 좀 더 탄탄하게 실력을 가다듬고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고.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공연을 잘 마무리 해야죠. 저도 효도하고 싶네요.(웃음)" (정휘)

'에쿠우스'는 배우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 두 사람. 언젠가 '알런'이 아닌 '다이사트'로도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물론 '에쿠우스'만큼이나 좋은 작품으로 꾸준히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얼마 전에 '이방인'에서 함께 했었던 박상종 선배님이 오셨어요. 저보다 20살이 많은데 작품을 하면서 많이 싸웠거든요. 제가 무례할 정도로 대들기도 했고, 하지만 결국에는 좋은 친구가 됐어요. 그 분께서 공연을 보러 오셔서 끝나고 술 마시며 즐겁게 얘기했는데,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죠.(웃음) 계속 연극하닥 20년 더 지났을 때 지금 제 나이가 된 친구의 공연을 보며 술을 마시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전박찬)

"'에쿠우스'가 아니라면 이런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작품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좀 더 스펙트럼을 넓히게 된 극이에요. '에쿠우스'만큼 또 다른 좋은 작품으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기와 딱 맞는 작품을 만나기 어려운 것 같은데, 확실한 건 '에쿠우스'는 저를 배우로서 성장시켜 준 작품이에요. 언젠가 다시 할 수 있다면, 느낌도 새로울 것 같고 작품에 더 애정이 생기고 생각할 것도 많아질 것 같아요." (정휘) 

[뉴스핌 Newspim] 글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이윤청 수습기자(deepblue@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모레노, 벼랑에 선 한국축구 구할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난파선'이 된 한국 축구가 로베르토 모레노(48·스페인)에게 반등의 첫 단추를 맡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6명의 코칭스태프 선임을 승인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9월부터 11월까지 6차례 A매치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를 거쳐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임시 감독 카드'로 보기 어렵다. 한국 축구가 모레노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다. 대표팀 축구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한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2026.09.01 psoq1337@newspim.com 모레노는 전술과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지도자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엔리케 사단의 핵심으로 스페인 대표팀과 세계 정상급 클럽의 전술 시스템을 경험했다. 선수 역할 설정과 상대 분석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짧은 기간 선수들을 파악하고 전술적 색깔을 입혀야 하는 임시 감독의 조건과 맞아떨어진다. 코칭스태프도 사실상 '모레노 사단'으로 꾸려졌다.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를 비롯해 하신트 마그리냐,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와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모두 스페인 출신이다. 다만 모레노의 감독 경력에는 분명한 약점도 있다. 수석코치로 쌓은 경력에 비해 독립적인 감독으로서의 성과는 미미하다. AS모나코에서는 6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라나다에서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러시아 소치에서는 2부리그 팀의 승격을 이끌었지만 다음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경질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2021-2022시즌 스페인 그라나다 CF 감독 재임 시절 로베르토 모레노. [사진=게티이미지] 2026.09.01 psoq1337@newspim.com 따라서 모레노에게도 임시 한국 사령탑 자리는 중요한 승부처다. 한국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락세였던 감독 경력을 반전시킬 수 있다.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이어갈 경우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시 증명할 기회도 얻는다. 한국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모레노의 성공은 곧 대표팀의 재출발을 의미한다. 전술이 정착되고 경기력이 개선되며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이 확인된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최소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모레노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6경기 동안 대표팀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와 내용이다. 단순히 승수를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선발의 기준을 세우고 포지션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전술적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드러난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psoq1337@newspim.com 2026-09-01 12:51
사진
'시총 10배 증가' 팀 쿡 시대의 종언 이 기사는 8월 31일 오후 4시5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2026년 8월 31일은 팀 쿡이 애플(종목코드: AAPL) 최고경영자(CEO)로서 보내는 마지막 근무일이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15년간 애플을 이끌어온 그는 다음 날인 9월 1일부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오랜 기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해온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다. 취임 8일 만에 신제품 발표회라는 첫 시험대에 오르는 터너스의 데뷔 무대는 9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시총 10배 키운 팀 쿡, 그가 남긴 유산 쿡이 재임하는 동안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3,500억 달러에서 4조 6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지난 7월에는 잠시 5조 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전설적인 창업자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을 수반하는 과제임에도, 쿡은 재임 기간 주주가치를 10배 넘게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서 주주가치를 견인한 CEO들 가운데서도 가장 성공적인 축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애플] 쿡의 가장 큰 공로로 꼽히는 것은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 사업을 애플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엔진으로 완전히 변모시켰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2025년 애플 전체 매출 4,161억 달러 가운데 2,095억 달러를 차지하며 단일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를 책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제품군을 다양한 가격대에 걸쳐 폭넓게 확장시키고, 이와 연동된 공급망의 복잡성을 관리해낸 것이 전적으로 쿡의 공로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쿡은 애플뮤직플러스, 애플TV플러스, 애플피트니스플러스,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아이폰과 연계된 폭넓은 제품·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서비스 부문은 이제 애플의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자리 잡아 지난해 1,091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세 번째로 큰 부문인 웨어러블 기기 역시 35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만약 쿡이 아이폰 프랜차이즈를 서비스 부문으로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규모와 위상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한 故 스티브 잡스 [사진=블룸버그] 재임 기간 내내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각의 비판론자들은 아이폰의 뒤를 이을 만한 후속 제품이 부재하다는 점을 회사의 혁신 동력 약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모한 애널리스트는 쿡이 물려받은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그가 각 사업 부문을 엄청나게 성장시켰으나, 아이폰이 워낙 크고 성공적이다 보니 다른 성과들을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수년 만에 처음 선보인 신규 제품군이었던 비전 프로는 다소 아쉬운 성과에 그쳤지만, 애플은 이 헤드셋을 위해 개발한 일부 기술을 향후 출시할 스마트글라스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들어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도입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차세대 개선판 시리(Siri)의 출시가 지연된 상태다. 그럼에도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애플은 월가를 뒤흔들고 있는 AI발 밸류에이션 충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완벽주의자 터너스는 누구인가 바통을 이어받는 존 터너스는 2001년 애플 제품 디자인팀의 일원으로 입사한 뒤 2013년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에는 수석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애플 입사 전에는 버추얼 리서치 시스템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3월 맥북 네오 공개 행사 등 주요 제품 발표 무대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존재감을 넓혀왔지만, 최근 몇 년간 회사를 유심히 지켜본 이들이 아니고서는 여전히 대중에게는 낯선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 좌)와 차기 CEO로 취임 예정인 존 터너스 [사진=블룸버그] 터너스는 애플이 추구하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그대로 체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24년 펜실베이니아대 공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맡았던 첫 애플 제품인 애플 시네마 디스플레이의 후면 나사 홈 개수를 두고 협력업체와 벌였던 실랑이를 소개한 바 있다. 협력업체가 제시한 나사는 홈이 35개였지만 터너스는 애플이 원하는 25개를 끝내 고수했다는 일화로, 사소해 보이는 부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자신의 원칙이라는 취지였다. 애플 측은 맥 라인업을 역대 최고 인기 제품군으로 끌어올리고 아이폰17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선보였으며 에어팟을 개선하는 데 터너스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합금 개발을 주도했고, 애플워치 울트라3에 적용된 3D 프린팅 티타늄 소재 작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 17 프로 [사진=블룸버그] 지난 4월 발표된 이번 경영권 승계는 애플이 기기 사업이라는 본업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망과 영업, 재무에 밝았던 쿡과 달리 터너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외부 영입 인사가 아니라 회사 내부를 25년 가까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경영권 교체기에 흔히 발생하는 운영·전략적 실수의 위험을 낮춰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그만큼 더딘 전환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터너스는 AI가 촉발한 기술업계의 대격변 한복판에서 애플을 이끌게 됐다. 아이폰을 뒤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스마트글라스나 AI 핀 등 AI 기반 신제품에 사활을 건 경쟁사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애플 역시 소비자 전자업계에서의 지배력을 이어가려면 이 분야에서 자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정교한 가격 전략과 흠잡을 데 없는 실행력, 실질적인 파급력을 갖춘 제품 로드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9월 9일 데뷔 무대, 관전 포인트는 '폴더블 아이폰' 터너스 신임 CEO에게 주어진 첫 시험대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온다. 애플은 9월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이미 "서프라이즈 앤드 샤인(Surprise and Shine)"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눈길을 끌 만한 제품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애플은 구체적인 제품 라인업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신형 아이폰과 업그레이드된 애플워치는 물론 스마트홈 시장을 겨냥한 여러 제품을 포함해 최대 8종에 달하는 기기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8월 26일(현지시간) 내달 9일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애플 웹사이트] 가장 유력한 라인업은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맥스를 포함한 아이폰18 시리즈다. 더 낮은 발열과 긴 사용 시간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형 2나노미터(nm) A20 프로 칩과 배터리 효율 개선·프라이버시 강화·혼잡한 데이터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성능 향상을 가능케 할 C2 칩이 함께 탑재될 전망이다. 더 빠른 칩과 개선된 배터리, 카메라 성능이 적용되며 최소한 대형 모델에는 기계식 조리개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이폰 에어 2세대와 일반형 아이폰18은 이번 행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연중 판매를 고르게 분산하기 위해 이들 제품과 보급형 아이폰18e, 신형 맥, 아이패드의 출시를 내년 봄으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에 쏠려 있다. '아이폰 폴드' 혹은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가능성이 있는 이 제품이 현실화된다면, 아이폰X(아이폰 텐)과 3D 안면인식 도입 이후 최대 변화로 꼽힐 만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터너스가 이 제품 개발을 직접 주도해왔으며, 그의 취임 시점 자체가 출시에 맞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접었을 때는 여권 크기의 일반 스마트폰처럼 작동하다가 펼치면 책처럼 바깥쪽으로 열리며 태블릿 크기의 화면이 드러나는 구조로, 일반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5.3인치 외부 화면과 펼치면 나타나는 7.8인치 내부 화면 등 두 개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유출 정보에 따르면 페이스 ID 대신 터치 ID를 탑재하고,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박형 디자인으로 데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러 매체 보도와 시장조사업체 IDC의 나빌라 포팔 수석 리서치 디렉터에 따르면 예상 소비자가격은 2,000~2,500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팔 디렉터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상당한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는데, 최상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구매를 위해 줄을 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프리미엄 폴더블 기기가 판매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애플에 새로운 마진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DC는 애플이 출시 첫해에만 1,000만 대 이상을 출하하며 침체가 예상되던 폴더블 시장 전체를 구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힘입어 올해 폴더블 부문이 12.6% 성장하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18%로 가속화될 것으로 IDC는 전망했으며, 2027년까지 애플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의 40%, 1,700만 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2026-09-01 00:0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