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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호 보물 나왔다…8폭 병풍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 지정

기사입력 : 2018년10월04일 13:06

최종수정 : 2018년10월04일 13:06

문화재청 "국가 보호 받지 못하는 문화재 적극 발굴"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보물 지정 번호 2000호가 나왔다. 보물 2000호는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가 57세 때 그린 8폭 병풍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다.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는 김홍도가 1801년(순조 1년) 임금의 천연두 완쾌를 기념해 그린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4일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와 함께 '진도 쌍계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과 '대구 동화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자치통감 권129~132'도 보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진도 쌍계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은 17세기 중엽 전라·경상지역에서 활동한 승려 조각가 희장을 중심으로 총 9명의 조각승이 공동으로 참여해 1665년(현종 6년)에 완성한 작품으로 보물 제1998호로 지정됐다. 17세기 가장 비중있게 활동한 조각승인 현진의 작품인 '대구 동화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은 보물 제1999호, '자치통감 권129~132'은 보물 제1281-6호로 지정됐다.

보물 2000호 지정은 문화재보호법 재정 이후 56년 만이다. 문화재의 종류는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문화재로 나뉘며 국보와 보물은 유형문화재 중에 지정한다. 유형문화재 중 중요한 것은 보물로, 인류 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가치가 크고 드문 것은 국보로 지정한다. 국보와 보물의 지정은 소유자가 자긍심을 가지고 제도권 내에서 해당 문화유산을 적절하게 보존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취지가 있다.

보물 제2000호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 [사진=문화재청]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재청은 1962년 12월에 서울 숭례문(국보 제1호) 등 116건을 국보로 1963년 1월에 서울 흥인지문(보물 제1호) 등 423건을 보물로 일괄 지정한 이후 현재까지 총 336건의 국보와 총 2132건의 보물을 지정했다. 문화재 지정은 동일 판본 등에서 인출한 서책의 경우 부번으로 지정하기 때문에 실제 보물 지정 건수는 2000건보다 많다.(보물 제419-2호 ‘삼국유산 권2’, 제419-3호 ‘삼국유사 권 4~5’, 제419-4호 ‘삼국유사 권3~5’ 등)

국보와 보물의 지정현황을 시대별로 살펴보면 1960~70년대에는 황남대총 북분금관(국보 제191호),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 등 발굴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국립박물관 소장품들이 지정됐다. 1980~90년대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제228호),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 등 과학기술문화재, 경복궁 근정전(국보 제223호) 등 궁궐문화재를 비롯해 기지정문화재 중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분야와 개인 소장 전적 문화재가 상대적으로 많이 지정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개인이 신청하는 문화재 뿐 아니라 각종 조사와 업무협양 등을 통해 문화재청이 적극적으로 지정대상을 발굴해 지정했다. 일례로 궁능·사찰·서원 문화재, 문중 문화재 등 일제조사, 달항아리·고지도·초상화·옛글씨 등 분야별 일괄 공모, 국립박물관·간송미술문화재단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지정 등이다.

국보와 보물의 지정절차도 시대에 따라 변화됐다. 1996년 문화재를 지정하기 전에 국민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지정예고' 제도가 새롭게 도입됐다. 지금은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인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거친 다음 지정예고 기간 동안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문화재 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장이 지정하고 있다.

지정 신청 시 해당 문화재를 어떻게 소장하게 됐는지 취득경위 관계자료를 제출하도록 바뀌었으며 다양한 분석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과학조사를 통해 인문학적인 안목 감정을 보완하는 동시에 문화재 해석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 있다. 또한, 동종문화재 비교 조사 등 해당 문화재의 가치를 더욱 명확히 규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보 제223호 경복궁 근정전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2009~2011년 국보·보물 지정의 결과를 국민과 함께 누리고자 알기 쉽고 접하기 쉽도록 지정명칭을 쉽게 수정했다. 모든 글자를 붙여 쓰던 관행을 개선해 의미 단위로 띄어 써 가독성을 높이고 경식(頸飾)·이식(耳飾)·천(釧) 등 한자어는 목걸이·귀걸이·팔찌 등 우리말로 바꾸었다. 순백의 달과 닮았다는 '백자 달항아리'처럼 애칭을 공식명칭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국민에게 공개하기 쉽지 않은 개인 소장 문화재 등 새로 지정된 문화재 특별 전시도 선보이며 많은 사람이 문화재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국보·보물로 지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신청자에게 진행상황을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친절하고 세심한 행정을 펼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문화재청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보물 제2000호 지정을 계기로 앞으로도 문화재적 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대상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이 미래세대에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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