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인터넷과 스마트 홈 기술로 미래 가전 시장 정조준
메이디 출신 천샤오핑,샤오미 지원하에 정수기로 창업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혜성처럼 등장한 중국 가전 스타트업 윈미(雲米)가 지난 9월 25일 창업 4년만에 뉴욕 증시 입성에 성공,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중국 IT 업계 양대 간판업체인 알리바바와 징둥이 뉴욕 거래소 상장에 각각 15년,16년이 소요된 것에 비하면 보기 드문 빠른 성장 속도다.
샤오미 생태계 업체로 시장에 등장한 윈미는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분야의 남다른 경쟁력을 무기로 가전 업계의 ‘샤오미’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매출이 세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경쟁력 있는 가전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뉴욕 나스닥 입성을 축하하는 윈미의 경영진[사진=바이두] |
◆ 사물인터넷(IOT) 분야 다크호스 ‘윈미’
‘2015년 출시된 품질과 가성비를 동시에 갖춘 샤오미 정수기’. 이 제품을 만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스타트업 윈미였다. 윈미는 탁월한 품질의 소형 가전제품을 내세워 자신의 진가를 서서히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 윈미는 자체 브랜드로 IOT 기술을 적용한 40여 종류의 가전제품을 쏟아내며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윈미는 점차 샤오미의 그늘에서 벗어나 차세대 가전의 핵심인 스마트 홈과 사물인터넷 분야로 보폭을 확대하며 기존 강자인 하이얼과 거리전기를 겨냥해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모양새다.
사물 인터넷 기술을 적용시킨 윈미의 제품군[사진=바이두] |
이 업체는 창업 초기부터 가전 제품의 ‘연결성’에 주목했다. 윈미는 집 안에 있는 모든 가전제품을 연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켰다는 평가다.
특히 윈미는 중국 소비시장의 주력군인 ‘2030 세대’를 정조준해 개발한 스마트 가전 제품들이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 중 스마트 홈의 허브이자 사물 인터넷 기술의 집약체인 스마트 냉장고인 ‘21 face’를 출시해 높은 기술력을 입증했다. 예컨대 고객들은 주방에서 냉장고 디스플레이 조작을 통해 스마트 폰 연결은 물론 거실에 있는 청소기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파죽지세로 성장하는 중국 스마트 홈 시장도 윈미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 홈 시장 규모는 3456억위안으로, 연간 평균 26.5%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또 향후 스마트 홈 시장은 20% 대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오는 2022년이면 8652억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시장 확대에 윈미의 실적도 덩달아 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윈미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억 1200만위안이였던 매출은 2017년 179.8% 증가한 8억 73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억위안을 돌파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을 이미 넘어섰다.
다만 윈미의 샤오미 생태계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해결해야 될 과제로 지적됐다. 2018년 상반기 기준 윈미의 샤오미 위탁제품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5.7%를 차지했다.
◆ 메이디 출신 천샤오핑 , 창업 아이템은 정수기
윈미의 창업자이자 CEO인 천샤오핑(陳小平)은 98년 대학 졸업 후 중국 대표 가전사 하이신(海信)을 거쳐 메이디(美的)에서 커리어를 쌓은 가전업계의 ‘베테랑’이다.
창업자 천샤오핑[사진=바이두] |
그는 매일 밥 먹듯이 야근을 하며 관리자로서 실력을 쌓아갔다. 그 결과 천샤오핑은 불과 28세의 나이에 메이디의 행정관리부 및 제조 관리부를 총괄하는 부장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중국 대형 가전사에서 중역으로 승승장구 하던 천샤오핑은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서 돌연 창업을 결심하게 된다.
2014년 설을 맞아 본가에 들른 천샤오핑은 고향에서 30대 젊은이들이 대거 암을 앓고 있는 것을 보고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가 원인을 파헤쳐 보니 지하수가 농약에 대거 오염돼 젊은이들이 독성 화학 물질에 노출된 것.
이런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천샤오핑은 믿고 마실 수 있는 식수를 제공하는 고품질 정수기 개발을 결심하면서 창업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후 그는 한국을 비롯한 국내외 정수기 전문가들을 영입해 R&D 조직을 구성하면서 상당한 기술력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때마침 샤오미가 가전 생태계 확대를 위해 협력사를 구하고 있었던 점도 호재였다. 천샤오핑은 샤오미의 부총재를 만나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업은 일사 천리로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세쿼이아 캐피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저명 투자기관으로부터 시리즈 A 투자 펀딩에 성공하면서 윈미는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할 수 있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