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입맛·재료 고려하는 인공지능 냉장고
삼성전자 AI 대중화 선도 VS LG전자 개방형 전략
[서울=뉴스핌] 황유미 기자 = #주부 김미래씨는 차례 음식을 만들기 위해 냉장고로 향한다. "하이, 빅스비, 차례 음식 레시피좀 찾아줘." 냉장고는 냉장고 속 재료와 가족의 입맛을 고려한 조리법을 액정표시장치(LCD)에 띄운다.
주방에서 요리가 시작되고 기름 냄새가 돌자, 이를 감지한 공기청정기는 스스로 작동을 시작한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몸체의 방향을 돌리기도 한다. 동시에 올라간 집안 온도를 내리기 위해 에어컨도 작동된다. 목표 온도는 집이라는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적절히 선택한다.
손주를 무릎에 앉힌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맞는 채널을 찾느라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하이 빅스비, 8살 어린이가 보는 채널 찾아줘"라는 말만 해도 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빅스비에 연결된 TV는 어린이 채널 3가지를 찾아 띄운다.
게티이미지뱅크 |
이는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2년 뒤인 2020년 추석 명절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CES와 IFA 등 국제 가전 전시회에서 앞 다퉈 인공지능(AI)를 탑재한 TV, 에어컨, 냉장고 등을 선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가전에 AI를 넣겠다고 밝혀 '스마트 홈 플랫폼' 구축이 곧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올 1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 'CES 2018'에서 모든 삼성전자 기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 'AI의 대중화'를 선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 스마트 기기에 자체 AI 플랫폼인 '빅스비'를 탑재하거나 '스마트싱스 클라우드' AI 엔진을 연동시켜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CES에서 빅스비를 기반으로 한 '2018년형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처음 공개했다. 2018년형 패밀리 허브는 가족 구성원의 음식 선호도와 보관 중인 식재료의 유통 기한까지 고려해 최적의 식단과 조리법을 사용자에게 추천해 줄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적용해, 스스로 화질과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8K QLED(큐엘이디) TV'도 선보였다. 지난 9월에 열린 IFA 2018에서는 세제 자동 주문까지 되는 '퀵드라이브' 세탁기를 내놨다.
인공지능을 강조하기는 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LG전자도 CES에서 자체 인공지능 서비스인 'LG 씽큐'가 탑재된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선보였다. IFA에서는 AI 스피커로 조절이 가능한 TV, 공기청정기 등을 공개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IFA에서 "AI 부분은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AI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단, LG전자는 삼성과 달리 '개방형 전략'을 AI 가전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자체 AI인 씽큐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네이버 AI 등 다양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다. 시장을 빠르게 넓히는 동시에 사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향후 이 같은 양사의 인공지능 가전 전략이 더욱 세분화되고 인공지능 가전제품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기능성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김학용 순천향대 IoT보안연구센터 교수는 "모든 가전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그 인터넷에 인공지능이 탑재되는 시대는 천천히 다가올 것"이라며 "그 때가 되면 모든 가전이 인공지능에 연결되면서 그를 통해 자동으로 생활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