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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응철 코람코운용 사장 "맥쿼리 보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기사입력 : 2018년08월29일 11:36

최종수정 : 2018년08월29일 13:28

25년간 몸담아온 국내 인프라 1세대... 표준실시협약안 전응철 사장 작품
"맥쿼리인프라 보수 아직도 2000년대 초반 수준... 재구조화 필요"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도로사업 신공항하이웨이(인천공항고속도로)는 전응철 사장의 첫 작품이다. 지난 1995년 국내 도로 건설 역사상 처음으로 11개 민간기업 컨소시엄인 '신공항고속도로주식회사'가 1조4760억원을 들여 건설해 오는 2030년까지 30년간 운영한 뒤 정부에 기부 체납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전응철 코람코자산운용 대표 2018.08.27 deepblue@newspim.com

올해 초 코람코자산운용 사장에 부임한 전응철씨는 국내 인프라투자 분야 1세대로 꼽힌다. 신공항하이웨이와 이화령터널은 지난 1995년 민간유치촉진법이 제정되면서 민자유치사업으로 건설됐다. 전응철 사장은 당시 산업은행 사회간접자본(SOC) 부서에 근무하면서 정부와 민간자본이 충분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협상하는 양허계약, 일명 실시협약안(concession agreement)을 정부와 함께 만들었다. 전 사장은 "당시 영국과 호주, 필리핀 등의 사례를 다 살펴보고 서로에게 리스크가 동등하게 분배되는 가장 좋은 실시협약안을 만들어냈다"고 회고했다.

이후 1999년부터 대구부산 고속도로를 비롯해 민간프로젝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광주 제2순환도로 일부 구간,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등 11개 도로와 터널에 투자하는 맥쿼리 인프라도 전응철 사장이 만든 실시협약안에 따라 운용되고 있다. 전응철 사장은 "초기 미니멈개런티 포맷은 90-110였다. 교통량이 예측통행량 대비 90% 이하면 정부가 보장하고, 110%이 넘으면 정부가 가져간다. 하지만 예측통행량 대비 60% 넘는 도로가 거의 없어 정부차원에서 민간도로 요금의 상한선을 정하고 보조금을 일부 올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인프라 투자 수익률은 14% 수준이었다고 한다. 1997년 IMF 사태 직후 12%에 육박하던 시중 금리에 투자 위험을 감수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한 값이다. 현재 고액 보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맥쿼리 인프라는 당시 보수 수준을 지금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IMF 이후 4~5년이 지나자 금리는 5%p가량 떨어졌다. 전응철 사장은 "금리가 12%에서 7%로 떨어지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를 넘는 수준"이라며 "이때부터 자본의 재구조화가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응철 사장과 맥쿼리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년 넘게 공들여 영국에 300MW 규모 바이오매스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던 전 사장은 국내 산업·금융기관들을 설득해 투자를 권유했다. 다만 생소한 분야라는 이유로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이 사업은 맥쿼리UK에게 넘어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줬다. 이후 삼성물산을 비롯 여러 국내 기관들은 맥쿼리UK의 손을 잡고 보일러 등 사업을 진행했고 국내 금융기관들도 자금을 투자했다. 전응철 사장은 "우리나라만큼 EPC(설계·조달·시공)나 O&M(유지보수) 경험이 풍부한 나라는 전세계에서 찾기 힘들지만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능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이 보수적이라 시너지로 이어지기 힘든 현실"이라며 "성장성을 지니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하고 금융이 받쳐주면 인프라 사업을 통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응철 사장은 다음달 맥쿼리인프라 자산운용권을 건 표대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맥쿼리인프라도 항만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자산들은 모두 하나의 실시협약을 따르고 있다. 통상적으로 루틴한 자산을 운용할 때 보수 수준은 20bp다. 우리가 제안한 15bp도 맥쿼리인프라의 막대한 시총 사이즈를 감안했을 때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현재 코람코자산운용에는 인프라사업부를 이끄는 전응철 사장을 필두로 송병학 전무, 손영진 부장 등 굵직한 인프라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전응철 사장은 "인프라는 전문가의 영역이기 때문에 개인의 역량에 포커스가 맞춰진다. 맥쿼리 또는 코람코라는 회사 이름을 떼고 운용역들 능력만 놓고 봤을땐 우리가 우수하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전 사장은 맥쿼리 인프라 자산운용사로 선정될 경우 각 분야의 전문 운용역들을 추가로 확충할 것이라는 계획도 덧붙였다. 현재 부산시 공무원을 거쳐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에 몸담으면서 횡령산 터널을 비롯 모든 부산지역 터널사업을 진행한 P씨를 비롯 도로와 철도, 항만 인프라 선수들의 영입을 타진중이기도 하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민자도로 통행료 인하 추진과 관련, 외국계인 맥쿼리자산운용이 나가고 국내운용사가 들어오면 정부와의 협상테이블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기존 실시협약에 의해 운영되는 고속도로의 경우 통행료를 인하하고 대출기간(회수기간)을 늘리는 등 정부와 주주가치를 아우르는 합리적인 합의를 도출하게 될 것"이라며"모든 것이 다 공개되는 공모펀드여서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 임원이 개인들의 이익에 침해되는 행동은 결코 할 수 없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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