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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日 외무상, ARF서 만날까?...북일정상회담 실현 점쳐볼 기회

기사입력 : 2018년08월02일 09:05

최종수정 : 2018년08월02일 09:05

고노 日 외상, ARF서 리용호 北 외상과 접촉 모색
9월 북일정상회담 실현 여부 점치는 시금석 될 것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이 1일 시작된 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도 한국, 미국, 일본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이 참가하는 아세안지역포럼(ARF)에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 기회를 이용해 북한과 직접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북한의 반응은 9월 국제회의 장을 활용한 북일정상회담의 실현 여부를 점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아베 총리, 납치문제 해결 위해 북일정상회담에 의욕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후 일본인 납치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의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이나,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등 국제회의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린지 한 달 반이 지났지만, 비핵화 협의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일본은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 근거해 납치·핵·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국교정상화를 한 후 경제협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고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일본으로서도 경제협력 카드를 내세워 납치문제를 해결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기 쉽지 않다.

일본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간 비핵화 교섭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북미 간 교섭에 진전되지 않으면 북일 간 납치 교섭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아베 총리는 북미회담 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에게 납치문제 등에 관한 일본의 입장을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6월 북미회담에서 아베 총리와의 대화에 열린 자세를 나타냈다.

북한도 참석하는 다국간 안전보장회의인 ARF는 일본으로서는 북미회담 후 북한 각료와 접촉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이다. 고노 외상과 리 외상은 2017년에도 ARF에서 만나 짧게나마 대화를 나눴다.

이번에도 3일로 예정된 만찬 기회 등을 활용해 북한과 대화의 기회를 만들어 납치문제에 대해 교섭의 여지가 있는지를 타진해 볼 방침이다.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 당시 싱가포르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우). 왼쪽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문가들 “북, 일본과의 대화에 눈 돌릴 여유 없을 것”

북한의 반응 여하에 따라 북일정상회담의 성패 여부도 점쳐볼 수 있다. 하지만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의가 정체를 겪고 있는 지금,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에 눈을 돌릴 여유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오는 9월 9일 북한의 건국기념일을 앞두고 한반도의 종전선언 논의를 위해, 미국에게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철회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을 바라보는 북한 내부의 시선도 그다지 곱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북한 언론들은 연일 일본에 대한 비판 기사를 내놓고 있다.

지난 7월 말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고노 외상이 프랑스 외무장관 등에게 납치문제 해결에 대한 협력을 요구한 것을 비판하며 “일본의 반동들이 과거 죄악을 감추고 북한 적대 정책에 집착하면 내외의 비난과 비웃을 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앞서 18일자 논평에서는 고노 외상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한 북한 핵시설 사찰 비용을 부담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한 것에 대해 “북조선 인민의 분노를 촉발할 뿐”이라며 “일본은 한반도 문제에 끼어들 명분도 자격도 없다”고 비난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9월 북일정상회담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납치문제 해결 전망이 서지 않는 가운데 정상회담을 서두르게 될 경우, 아베 총리가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과 러시아의 외교·국방장관 회담(2+2)에 참석한 고노 다로 외무상(오른쪽 두 번째). 왼쪽부터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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