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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영웅과 청소앱, 도와줘!” 해안 쓰레기 넘치는 발리

기사입력 : 2018년07월24일 10:41

최종수정 : 2018년07월24일 10:41

정부·시민단체·기업 삼박자 필요…발리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발리 로이터=뉴스핌] 신유리 인턴기자 = 투어 가이드를 하고 있는 와얀 아카사라씨는 5년 전부터 발리섬 관광객들이 해변의 쓰레기에 대해 불평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발리섬 남부도시 덴파사르 해변에 깔린 쓰레기 [출처=AFP]

섬에 증가하는 쓰레기는 해변 근처에 사는 그에게도 적지 않은 문제가 됐다. 리조트 근처에 위치한 해변으로 쓰레기가 인근 강으로부터 떠내려 왔기 때문이다.

아카사라씨는 “해안에 깔린 거대한 플라스틱 더미를 보고 당시 손님들이 관광업이 지속 가능해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었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트레시 히어로 인도네시아(Trash Hero Indonesia)’ 회장이다. 이 그룹은 발리에 12곳, 인도네시아 전역에 총 20여 개의 지부를 가진 지역단체다. 이 단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매주 해안 쓰레기를 수집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2세 아들을 둔 그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학교 및 지역 행사에서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

1만7000개가 넘는 인도네시아 군도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와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다른 아시아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들이 밀집한 거대한 해안선이 형성돼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산업에 비해 섬 내 쓰레기 수거 서비스 및 인프라는 여전히 낙후된 상태다.

현재 사바 해변에는 치약 튜브와 신발, 플라스틱 병, 기저귀, 빨대, 담배꽁초 등이 깔려 있다.

상황에 대한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 ‘트레시 히어로’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발리의 유명한 해변 및 사원들을 쓰레기로부터 보호하기 시작했다.

아카사라 회장은 “발리에 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다”며 “큰일은 작은 일로부터 시작된다”고 톰슨로이터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그는 “우리가 그 작은 일을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발 벗고 나선 정부…왕도는 없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800만t 이상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고 말한다.

발리섬 바다 표면을 뒤덮은 플라스틱 쓰레기 [출처=페이스북 캡쳐]

미국 비영리기구 ‘해양정화협회(Ocean Conservancy)’ 상무 수잔 루포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이 해양 쓰레기의 최대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21개국 포럼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해당 지역 관광, 어업, 해운 산업에 약 13억달러(약 1조4709억원)의 연간 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10개의 새로운 발리’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쓰레기 처리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루훗 빈사르 빤자이딴 인도네시아 해양조정장관은 오는 2025년까지 해양 쓰레기를 70% 줄이기 위해 최대 10억달러(약 1조1315억원)를 약속하는 국가 차원의 행동 계획에 착수했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들은 정부가 무슬림 성직자들과 협력해 1억명 이상의 추종자들에게 플라스틱 가방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가방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고 보도했다.

플라스틱 및 해양 쓰레기를 전문으로 다루는 미국 조지아대학교 제나 잼벡 교수는 “인도네시아가 자국 자원을 보호하려는 열망으로 인해 이 문제에서 선두주자가 됐다”고 평했다.

오염된 해변을 청소하고 있는 모습 [출처=AFP]

인도네시아 지역당국은 현재 발리의 유명한 해안가들을 대상으로 하루에 한번 이상 중장비를 활용한 쓰레기 청소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규모 정화 작업은 1년에 3번 이상 발리 및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위해 수만 명의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동원되고 있다.

지난해 말 발리의 쓰레기 문제는 최악의 상황에 달했다. 당국 관계자들은 "쓰레기 사태"를 선포했다.

루포 상무는 “해변에서 플라스틱을 발견하고 있다면 이미 너무 늦은 것”이라며 “그것은 애초에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멈출 수 있을까”라고 물음을 던졌다. 이어 “여기에는 특별한 묘책도, 그 어떠한 왕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 버린 쓰레기는 다시 돌아온다…재활용을 위한 노력

발리 해변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근원을 전부 추적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쓰레기의 최대 80%가 섬 자체에서 나온다고 추정하고 있다.

쓰레기가 널린 발리 발리섬 해변의 모습 [출처=로이터 뉴스핌]

비공식 노동자들이 호텔과 마을에서 수집한 쓰레기는 종종 강에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버려진 쓰레기는 바다로 떠내려가 다시 해안선으로 유입된다.

전문가들은 부와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 10년간 플라스틱 포장 사용이 늘면서 문제가 악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쓰레기 매립지 개선 △재활용 시설에 대한 투자 강화 △정기적인 쓰레기 수거 △파이프로 수송되는 물 공급 확대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잼벡 교수는 “기업들은 제품을 재설계하거나 자재를 교체하는 등 제품의 재활용 및 재사용이 용이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가 제품에 일정량의 재활용 원료를 요구하거나 비닐봉지 사용 금지 및 일회용 플라스틱에 세금 부과 등을 통해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회사 '루마 콤포스'에서 퇴비가 된 쓰레기 [출처=RMOL JAKARTA]

발리의 문화 중심지 우버드에 위치한 지역회사 ‘루마 콤포스’는 호텔과 주택으로부터 나오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트럭 6대를 보유하고 있다. 수거된 쓰레기는 재활용을 위해 회사 창고로 분리되고, 이후 퇴비가 되거나 매립지로 보내진다.

‘루마 콤포스’의 수파르디 아스모로방 매니저는 “정부가 새롭게 자금을 지원하는 100만달러(약 11억3200만원) 규모의 재활용 시설이 올해 말부터 회사의 생산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를 표했다.

그는 “주말에는 이 시설이 ‘그린 캠프’가 돼 지역 아이들을 위한 기후 변화 및 플라스틱 쓰레기에 관한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회사는 우버드에 위치한 학교를 대상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물병’을 사용하는 계획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아스모로방 매니저는 “향후 5년간 내 꿈은 발리의 모든 마을이 쓰레기 분리를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 일을 내일이 아니라 지금 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모바일 앱과 청소부…기술과 인력의 콜라보

전문가들은 기술과 쓰레기 수집·청소 인력을 넘쳐나는 쓰레기를 처리할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기술 플랫폼 '그링고 트레시 테크(Gringgo Trash Tech)' 로고 [출처=Gringgo]

남부도시 덴파사르에 위치한 사누르카자 마을에는 쓰레기 처리기술 플랫폼 '그링고 트레시 테크(Gringgo Trash Tech)'가 파일럿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 수거업자들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금전적 보상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덴파사르의 쓰레기 재활용 및 수집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 폐기물 인프라를 활용한 자체 자금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링고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과 GPS(전지구 위치파악시스템)를 통해 5000명의 주민이 사는 마을에 구역제를 실시했다. 구역제 시행은 청소부의 조직력 및 효율성 강화에 기여했다. 그 결과 더 많은 가정에서의 쓰레기 수집이 용이해졌다.

그링고 공동설립자 올리비에 뿌이용은 “이러한 기술들이 없었다면 이 도시는 일주일 내로 망했을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어 “마을의 60~65%를 담당하고 있는 이 시스템을 통해 3배 이상의 쓰레기가 수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링고가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은 지역 당국과의 협력을 증가시키는 것 외에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최신 가격도 제공하고 있다.

뿌이용 회장은 “환경오염을 막는 가장 빠른 방법은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추적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섬 ‘쓰레기 사태’에 정부와 시민단체, 지역기업이 갖은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발리섬이 다시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신유리 인턴기자 (shinyoor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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