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수사 과정 등 언급없이 퇴장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드루킹 댓글조작’ 수사를 하는 허익범 특별검사가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투신 사망에 23일 긴급 언론 브리핑을 통해 위로해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허익범 특검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면서 “보도를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저희가 노 의원님의 명복을 가슴깊이 빌고 유가족분들께 개인적으로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 유가족에게 드리는 인사라고 생각하시고 받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허리를 숙였다.
허 특검은 ‘노 의원에게 소환 통보를 했느냐’는 질문 등 수사 상황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선 상당히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피의자든, 참고인이든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노회찬 의원에게 위로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 때문에 긴급 브리핑을 열었어야 하냐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특검팀을 이끌어가는 허익범 특검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노회찬 의원에 대해 위로만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황당해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드루킹 사건' 특별검사에 임명된 허익범 변호사가 지난 8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후 서울 서초동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로 들어오고 있다. 2018.06.08 yooksa@newspim.com |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8분쯤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17층과 18층 사이에서 투신했다. 경비원이 사망한 노의원을 발견했다.
노 의원은 유서에서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를 바탕으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앞서 노 의원은 댓글조작 의혹을 받는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 의원이 조만간 특검 소환 조사 등을 받을 것으로 관측해 왔다.
법조계에선 특검이 숨진 노 의원을 상대로 수사를 시도했는지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특검이 추후 브리핑을 통해 노 의원에 대한 수사 과정 등을 언급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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