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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상시험 리포트①] 임상시험 문제의 축소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기사입력 : 2018년07월19일 06:30

최종수정 : 2018년07월19일 06:50

동남권원자력의학원서 임상시험 참여 후 폐렴 증세
참가자 7명중 3명 폐렴 발생해 2명은 사망
식약처 "임상시험-폐렴 연관성 '알수 없다'"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18일 오후 4시1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편집자주] 지난해 서울의 임상시험 도시 점유율은 세계 1위, 국내 전체로 따졌을 때 한국은 세계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임상시험 5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며 관련 규제는 완화하고 지원은 늘려 왔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다국적 제약사의 ‘임상시험’ 놀이터가 됐다. 임상시험의 위험성, 그리고 임상시험 산업 육성이라는 포장지에 감춰진 정부와 다국적 제약사의 실태를 추적한다.

[부산=뉴스핌] 임성봉 기자 = “시간을 되돌린다면 임상시험에는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겁니다.”

부산의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임상시험을 받은 서광석(54)씨는 지난해 2월 폐렴 진단을 받았다.앞서 서씨는 이 병원에서 2014년 10월 폐암 수술을 받았다. 항암을 위한 모든 표준치료도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병원 측은 치료 후 1년 뒤인 2015년 10월 서씨에게 “폐암 재발을 막는 세포치료를 해주겠다”며 글씨가 빼곡한 동의서 한 장을 내밀었다. 폐암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에 서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동의서에 서명했다.

동의서는 ‘폐암 수지상세포 면역 임상시험’에 참여한다는 서류였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임상 시험중 2명 사망  

서씨가 참여한 동남권원자력의료원의 임상시험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의뢰로 2011년부터 이뤄지던 시험이다.  책임연구자는 당시 이 병원의 Y원장이었다. 치료가 끝난 암 환자들의 혈액에서 추출한 수지상세포를 이용해 암 재발을 막는다는 게 이 임상시험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서씨가 임상시험을 받기 전 이미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환자 중 2명이 2014년 8월과 2015년 6월에 사망했다. 해당 임상시험에 참여한 암 환자는 서씨를 포함 모두 7명인데, 3명이 임상시험이후 폐렴에 걸렸고 이중 2명은 사망했다.

임상 시험의 부작용 징후가 높았음에도 임상 시험을 계속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한 후 폐렴에 걸린 서광석 씨(54) [사진=인터뷰 영상 캡처]

김재현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당시 흉부외과장은 자신이 암 치료를 했던 환자가 임상시험에 참여한 후 사망한 것을 뒤늦게 알고 2016년 5월 임상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단을 주장했다.

병원 내부에서도 해당 임상시험 연구에 대해 ‘근거 없는 임상시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폐암 표준치료를 마친 환자들에게 얻을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거의 없고 △2011년, 2012년, 2014년 연구계획서에 비임상 유효성 및 독성에 대한 자료가 없으며 △연구팀이 식약처에 제시한 국외 유사 모델인 전립선암 치료제 ‘provenge’ 연구는 폐암과 암 기전이 전혀 다른 연구라는 점등이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김 과장은 “Y 전 원장의 해당 임상시험은 학계에서 별다른 효과가 없는 기술로 판단돼 관련 논문조차 발표된 게 없다”며 “병원은 이익을 위해 별다른 근거도 없는 계획서로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를 승인했다”고 비판했다.   

김 과장은 특히 임상의 유효성과 독성에 대한 자료가 없다는 것은 효과나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이 해당 임상시험을 의뢰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비를 받기 위해 무리하게 시험을 진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병원은 과기부 소속으로 매년 수십억 원의 임상시험 연구비를 받아왔다. 당초 4억~5억 원이었던 연구비는 지난해 24억 원까지 늘었다.

이에 해당 임상시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추후 연구비 지원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을 걱정해 부작용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강행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시 기장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전경 2018.07.16 [사진=임성봉 기자]

◆식약처, 임상시험으로 인한 폐렴? “모르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김 과장의 내부 제보를 토대로 해당 임상시험 과정을 조사했다. 그러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조사를 종결했다.

이후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와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재조사를 요구하자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재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제기된 주요 문제점은 △이상반응(폐렴)과 임상시험과의 관련성 △임상시험 관련 상세설명 및 동의절차 누락 △심사위원회 운영 비윤리성 △비과학적·비의학적 임상시험 계획 △임상시험 부작용 은폐 등이다.

식약처는 금년 1월 2차 조사 결과때는 1차 조사 결과와 달리 “임상시험 참가자들 중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임상시험과 환자들의 폐렴 간 관련성은 알 수 없음”이라는 모호한 결론을 내놓았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당국이 임상시험의 부작용 여부에 대해 '관련성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사실상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식약처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임상시험 부작용 의혹을 조사한 결과보고서 [사진=참여연대]

식약처는 일부 행정적 실수만을 문제 삼아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3개월 임상시험 중지, 책임연구자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를 두고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해당 임상시험을 승인해 준 식약처가 막상 문제가 발생하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식약처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임상시험 감독기관으로서 자격이 없고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임상시험을 총 관리·감독하는 보건복지부가 책임을 지고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을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조와 시민단체의 주장을 잘 알고 있지만,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결론을 내린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Y 전 원장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입장을 밝히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도 수차례 이같은 비판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만 밝히면서 구체적인 응답을 하지 않았다.

부산 기장에 소재한 동남권원자력의료원은 한국원자력의학원의 분원으로, 방사선의 의학적 이용에 대한 연구, 특화된 암치료 및 동남권 지역 주민의 의료서비스와 방사선비상진료를 수행하고 있다.연구센터와 병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편 김 과장은 병원에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 해고'라는 판정을 받고 금년 5월에 복직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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