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차기 대법관 지명을 위해 후보 세 명과 면접을 진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같이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접을 본 세 명의 후보자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의 은퇴 후 공석을 메울 최종 후보를 오는 9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지난 2일 네 명의 차기 대법관 후보들과 만났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중 한 명은 바로 진보 성향의 보수주의자인 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의원이다. 트럼프는 리 의원과 이날 유선면접을 했다고 유타주 지역 언론사 데저렛 뉴스가 처음 보도했다. 이후 리 의원의 대변인이 보도 사실을 확인했다.
리가 최종 후보로 선정된다면 상원 내에서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WSJ은 내다봤다. 공화당이 의회에서 근소한 차이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신중절을 합법화한 사례인 '로우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리 의원은 임신 20주 후 수술을 금지하는 것을 포함해 임신중절에 대한 제한을 요구해 왔다.
리 의원이 최종적으로 지명될 지 여부는 알 수 없다. 트럼프는 지난 주 리 의원이 차기 대법원이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리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인물이지만 대법관직에 대한 리의 넘치는 열정에 대해서는 다소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리는 대법관직을 맡게 되면 매우 기쁠 거라고 말했지만 보통은 그렇게들 말하지 않는다"며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케네디 대법관의 은퇴 소식이 전해진 후 리 의원은 기자들에 "10살 때부터 대법원 논쟁을 재미있게 시청했다"며 "누군가 대법원직을 고려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부정하지 않겠다"며 열정을 내비쳤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법관 지명 과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트럼프가 브렛 카바노 워싱턴DC 순회항소법원 판사와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제7순회항소법원 판사를 눈여겨 봤다고 전했다. 다른 후보로는 토머스 하디먼 연방제3순회항소법원 판사와 아몰 타파르 연방제6순회항소법원 판사, 레이먼드 케슬리지 연방6순회법원 판사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을 하게 되면 향후 몇년간 보수적인 대법원 장악력을 강화하게 된다. 그의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한다. 공화 당원들은 의회를 간신히 과반수로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민주 당원을 포함한 온건파의 견해가 중요하다.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은 지난 27일 은퇴를 발표했다. 1988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이래로 30년 동안 대법관으로 일해 온 그는 전통적인 보수주의자이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진보 성향의 대법관들과 뜻을 함께하는 "스윙보터"로 임신중절, 동성애자의 인권 향상에 기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케네디는 오는 31일에 대법관직에서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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