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스타트업 매수 건수가 IPO 건수를 상회
대기업의 풍부한 자금과 인력, 글로벌 네트워크 등 활용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스타트업 기업이 성장을 위한 자금 확보와 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공개(IPO)보다 대기업 매각을 선택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의 M&A 자문회사인 레코프(Recof)에 따르면 올해 1~5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매수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한 26건에 달했다. 매수 금액도 169억엔(약 1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배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IPO 건수는 25건을 기록했다. IPO 건수가 매수 건수를 밑돈 것은 지난 2012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IPO는 연간 90건 안팎이며 그 중 설립 10년 미만 기업이 40% 정도를 차지한다. M&A는 그 중 10~20% 정도를 차지해 왔다.
스타트업이 성장 자금을 확보하기에는 IPO가 유력한 수단이지만 준비에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일본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스타트업으로 모여드는 자금도 적다. 이에 IPO 대신 대기업의 풍부한 자금과 인력,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기 위해 M&A를 선택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대기업 측도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스스로 벤처캐피탈을 만드는 등 스타트업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최대 산업용 로봇업체 파낙(FANUC)은 지난 2월 사람과 협동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라이프로보틱스’를 매수했다. 다이와(大和)하우스공업은 소매업을 대상으로 결제 서비스를 개발하는 ‘로열게이트’를 자회사화 했다.
일본은 아직 스타트업이 성장하기에 충분한 토양을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일본의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1500억엔 규모로 미국의 1/50에 불과하다. 또 10억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가진 비상장 기업을 칭하는 ‘유니콘’의 수도 미국과 중국은 70~120개에 달하지만, 일본은 19일 상장한 메루카리를 포함해도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일본판 '중고나라' 메루카리(mercari).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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