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발주량 세계 1위 성과 불구 3월 이후 주가 약세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 불투명” 부정적 전망 여전
'1Q 어닝 서프라이즈' 대우조선해양 눈여겨봐야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장기 침체에 시달리던 조선업계가 글로벌 수주 1위를 탈환하며 부활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주식시장에선 여전히 침체를 거듭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주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국내 조선업계와 달리 여전히 주식시장에서는 조선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사진=현대중공업> |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15만8000원까지 상승하며 기세를 올리던 현대중공업은 이후 3개월 가까이 하락세가 지속되며 11만원대로 추락했다.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3월 중순 9000원에 접근했던 삼성중공업도 현재 7000원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중이다.
하지만 실적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조선사들의 누적 선박 발주량은 410만CGT(87척)로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지난 수년간 한국을 제치고 글로벌 선박 발주 1위를 독차지했던 중국은 359만CGT(157척)로 36%에 그쳤다. 일본은 113만CGT(36척)로 3위에 턱걸이했다.
5월 한 달만 놓고 봐도 국내 조선사들은 55만CGT(15척)을 수주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55%를 휩쓸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5만CGT(13척)에 그치는 등 한국 조선업이 모처럼 세계 1위로 도약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와 달리 증권가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작년에 비해 글로벌 발주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이는 기저효과일 뿐 중장기 성장 동력인 수주잔고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4월 말 기준 발주량은 2160만DWT로 같은 기간 누적 인도량 3002만DWT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발주량이 인도량보다 적은 것은 결과적으로 수주잔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지난 1분기 조선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도 추가 상승을 방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앞서 1~3월 조선업종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며 지난해 말 대비 15~20%가량 상승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선가 상승 및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의 연간 주가 추이. 주)좌축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대우조선해양 주가, 우축 대형 4사 지수 및 삼성중공업 주가 <자료=블룸버그,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
반면 2분기에는 호재가 대부분 소멸되면서 하방 압력이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하반기 이후에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며 주가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예측하는 현대중공업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조9700억원, 영업손실 1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매출 1조500억원, 영업손실 700억원을 예상하는 등 2분기까지는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배세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까지의 주가 상승은 후판가격 인상, 원화 강세 등 원가 상승 요인에서 비롯됐다”며 “최근 주가 흐름은 오버슈팅에 따른 조정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하반기 전망에 대해선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요소가 충분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우선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LNG 추진 선박 활성화 방안’ 가운데 하나인 국내 최초의 LNG 추진 외항선이 오는 8월 첫 발주될 예정이다. 또 연말까지 신규 발주 물량이 인도량을 초과하고, 선가 상승 기조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모멘텀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부문 수주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신조선가지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 달 가까이 힘든 시기가 이어졌으나 여러 좋은 신호를 바탕으로 비중확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대우조선해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한 대우조선해양은 실적 개선 추세가 더딘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과 달리 2분기에도 선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곽지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별 이슈와 밸류에이션에 주목해 차별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며 “최근 해양 설비 수주 잔고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LNG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