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盧 '마지막 비서관' "대장님 잘 계시죠? 저, 경수입니다"

기사입력 : 2018년05월23일 11:02

최종수정 : 2018년05월23일 11:02

김경수 후보, 오늘 하루 봉하마을 머물며 추모객 맞이
9년 전 기억 떠올리며 "사람 사는 세상 만들겠습니다"
드루킹 관련 언급도 "어둠에 맞서는 제 근육, 더 단단해져"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경남지사 민주당 후보가 노 전 대통령 서거 9주기를 맞아 23일 소회를 밝혔다.

김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님 잘 계시죠? 저, 경수입니다.”라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들은 대통령님을 대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은 나지막하게 다시 불러봅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 머물던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대통께서는 방문객들 오실 때 제일 즐거워 보였습니다."라고 술회했다.

이어 "대통령님은 방문객과 사진을 찍을 때 오신 분들 사진 잘 나와야 한다고 꼭 햇볕을 그대로 마주보고 찍었습니다."라며 "봉하가 시골이고 햇볕이 대단히 강한 곳이라 며칠 그렇게 사진 찍고 나면 얼굴이 새카맣게 타는데도 늘 그러셨습니다."라고 9년 전을 기억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경남지사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김 후보는 또 "대통령님께서는 가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이 봉화산이 큰 산맥에, 연결되어 있는 산맥이 아무 것도 없고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되어 있는 산이야.”"라고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그는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님. 당신이 계셔서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변화의 시작은 당신입니다. 물러서지 않고 저 거친 벽을 향해, 저 거대한 구시대를 향해 나아가셨기에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라며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한 발씩 내딛겠다는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는 드루킹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신의 상황을 되돌아보며 "대장님, 저도 요새 들어 여러 군데 두들겨 맞았습니다. 대통령님을 공격했던 그 분들은 새로운 시간을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 저렇게 할수록 더 잘 알겠습니다. 그들은 그저 훼방꾼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시대가 오는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제1부속실 행정관을 거쳐 연설기획비서관으로 일했으며, 퇴임 후에는 공식 비서관으로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좌했다.

그는 이날 하루 동안 봉하마을에 머물며 추모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 후보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대장님 잘 계시죠? 저, 경수입니다.”
우리들은 대통령님을 대장이라고 불렀습니다.
오늘은 나지막하게 다시 불러봅니다.

10년이 지나면 좀 나을까요?
그 날 이후로는 잠이 들었다가
금세 깨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 해 5월19일 비서관들과 책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마지막 회의를 마치면서 하신 말씀,
“이제는 그만 좀 손을 놓아야겠다.”
왜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이 있습니다.
그게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장례식과 이어진 49재 기간
마음 놓고 한 번 울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올해 봄은 유달라 보입니다.
꽃봉오리가 어느 새벽 빵하고 터지듯이
“봄이 왔습니다.”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곳에서 마음 한켠으로
함께 기뻐하지 못합니다.
봄이 왔으나 봄이 오지 않았나 봅니다.
2008년 12월 겨울 대통령님은
봉하마을 방문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다시 오겠다”하고 들어가셨는데
그리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셨습니다.

대통령님 따라 봉하로 내려와 지냈던
2008년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삽자루 제대로 한 번 안 잡아본 사람이
농사의 ㄴ자도 모르는 사람이 새벽같이 나가서
낫질부터 하나씩 농사일 배우고,
낮에는 방문객 맞고, 쓰레기 더미가 되어 있는
마을과 화포천을 청소하고
그래서 저녁 먹고 집에 들어가면
쓰러져서 잠드는 그런 생활이었습니다.
몸은 고달팠지만 마음은 따뜻하고
여유있는 생활이었습니다.

그것 아세요?
대통령님은 방문객과 사진을 찍을 때
오신 분들 사진 잘 나와야 한다고
꼭 햇볕을 그대로 마주보고 찍었습니다.
봉하가 시골이고 햇볕이 대단히 강한 곳이라
며칠 그렇게 사진 찍고 나면
얼굴이 새카맣게 타는데도 늘 그러셨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대통령님은
미안해하시면서도 좋아하셨습니다.
모양을 고쳐 세울 수는 있지만
마음을 거짓으로 세울 수는 없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방문객들 오실 때
제일 즐거워 보였습니다.
방문객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셨습니다,.
하루에 11번의 방문객을 받은 날도 있었습니다.

같이 일하던 비서관들이 오는 날도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한 두 시간 전부터 캐주얼 차림에
등산화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셨어죠.
봉화산에 함께 오르면서 풀, 꽃, 나무에 대해
얘기해 주실 때가 제일 행복해 보이셨습니다.

통영의 바다를 사랑하셨습니다.
세계의 어느 바다와 견주어도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제승당 앞 한려수도,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는
그 바다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라 하셨습니다.

너무도 좋은 것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했고 나무를 좋아했고
바다를 좋아했던 분이었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향해 항상 앞으로
나아가는 분이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 관훈클럽 토론회에 갔을 때
질문을 받고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거인의 어깨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 제게는 커다란 행운이었다.”
요즘 더 많이 느낍니다.
당신과 함께 했던 수없이
많은 자리에서 배운 것들,
저는 당신이 세상을 새롭게 보려고 했던
시선의 끝에 서 있습니다.

요즘은 대통령님의 이 말씀도
자주 떠 올리게 됩니다.
“진실은 힘이 세다, 강하다.”
그 말이 제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우리는 9년 전 우리가 아니다.
대통령님을 잃고 굵은 피눈물만
흘려야 했던 우리가 아니다.”
저, 이기겠습니다.
이겨야겠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대통령을 지켜야겠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의 성공을 꼭
국민과 함께 만들어야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가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이 봉화산이 큰 산맥에, 연결되어 있는 산맥이
아무 것도 없고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되어 있는 산이야.”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님.
당신이 계셔서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변화의 시작은 당신입니다.
물러서지 않고 저 거친 벽을 향해,
저 거대한 구시대를 향해 나아가셨기에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산맥,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결코 두려워하지도 흔들리지도 않겠습니다.
뿌리가 굳센 나무와 산, 그 덕택에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임기 마지막 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대통령님은 담담하셨습니다.
다시 길을 열어 후세들이
걸어갈 길을 보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묵묵히 감당하고 계셨습니다.

“나의 소망은 다음 대통령에게 잘 정비되고
예열되고 시동까지 걸려 있어, 페달만 밟으면
그대로 달릴 수 있는 새 차를 넘겨주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마음이셨을 것 같습니다.

고성 거제 거창 김해 남해 마산 밀양
사천 산청 양산 의령 진주 진해 창녕
창원 통영 하동 함안 함양 합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한반도의 끝, 모서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맨 처음,
대륙의 시작, 새로운 시작에 서서
꿈을 향해 갈 때, 대통령님의 그 마음이
든든한 버팀목, 단단한 디딤돌이 되어 줄 것입니다.

대장님,
저도 요새 들어 여러 군데 두들겨 맞았습니다.
대통령님을 공격했던 그 분들은
새로운 시간을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할수록 더 잘 알겠습니다.
그들은 그저 훼방꾼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시대가 오는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저들은 과거를 믿고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믿습니다.
어둠에 맞서는 제 근육이 더 단단해 졌습니다.
새벽을 부르는 제 호흡이 더 선명해 졌습니다.

새로운 미래, 완전히 새로운 경남에서
우리 아이들이 밝고 환하게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2018년을 사람들은 모든 것의
새로운 시작이라 부를 것입니다.
당신이 불러낸 훈풍이 지금 경남을,
대한민국을, 세계를 새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통령님,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 갈
거대한 산맥을 지켜봐 주세요.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2018년 5월 23일 아홉 번째 맞는 그날
당신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드림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홈플러스 상품권 줄줄이 사용 중단 우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유통·외식업계가 잇달아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고 나서고 있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상품권 변제 지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제2의 티몬·위메프 사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제2의 티메프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는 확대 해석이라며 상품권 변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강서 본사 전경 [사진=홈플러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한 업체는 CGV, CJ푸드빌, 신라면세점, HDC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앰배서더호텔 등 6곳으로 나타났다. 이 외 나머지 제휴처들은 현재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중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 사용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호텔신라, 아웃백 등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현재 신라면세점은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고 신라호텔은 현재 내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가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한나절 만에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다이닝브랜즈그룹 측은 "아웃백은 상황을 지켜본 후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입장문을 냈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상품권은 일반 상거래로 변제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상품권 연간 발행총액은 2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체 상품권의 96%에 해당하는 2420억~2430억 원은 홈플러스 점포(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에서 사용됐다. 이 가운데 상품권 70억~80억 원가량은 외부 가맹점에서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의 4%에 해당하는 규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저희 상품권은 대부분 자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된다"면서 "지난해 기준 4%만 외부 가맹점에서 사용됐는데 그 규모도 100억원 안 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취를 중단한 곳은 한 자릿수로 거의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며 "상품권은 일반 상거래 채권으로, 100% 변제가 되는 부분이며 지금까지 상품권 환불 요청 고객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홈플러스와 제휴를 맺고 있는 가맹점 브랜드는 30여곳이다. 대표적으로 뚜레쥬르, 빕스, 더플레이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을 비롯해 ▲아웃백 ▲CGV ▲HDC아이파크몰 ▲디큐브거제백화점 ▲제일모직 대리점(백화점 제외) ▲스퀘어원 ▲모다아울렛(대전·경주) ▲생어거스틴 등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 앞서 홈플러스는 전날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잠재적 자금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은 신청 11시간 만에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에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나,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회생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된다. nrd@newspim.com 2025-03-05 17:06
사진
40개 의대 총장, 내년 의대증원 '0' 합의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열린 온라인 회의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당초 5058명에서 2000명 줄인 3058명으로 조정하는 데 합의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이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하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의과대학 학생이 이동하는 모습. 2025.03.04 yym58@newspim.com 이는 의대 학장들이 최근 정부에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건의한 것에 대학 총장들도 뜻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한의학회,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8개 의료계 단체는 전날 정부와 정치권에 보낸 공문에서 2026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동결을 요구한 바 있다. 공문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2024학년도 정원(3058명)으로 재설정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총 정원은 의료계와 합의해 구성한 추계위원회에서 결정 ▲의학교육 질 유지 및 향상을 위한 교육부의 전폭적인 지원책 구체화 등 세 가지 요구 사항이 담겼다. dosong@newspim.com 2025-03-05 19: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