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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5월 광주를 바라보는 한강의 시선…'소년이 온다'

기사입력 : 2018년05월16일 16:04

최종수정 : 2018년05월16일 16:04

5·18민주화 운동을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로 그려내
지난해 이탈리아 말라파르메상 수상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17쪽)

해외에 살거나 여행을 하다보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한국말이 반갑고 간혹 보이는 태극기에 이유 없이 울컥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평상시 느끼지 못했던 애국심을 그제야 알게 된달까. 그러나 방송인 오상진은 과거 한 방송에서 네팔 지진 당시 자국민을 구하지 않는 국가에 오히려 실망했음을 털어놓았다. 사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국가의 보호보다 무능력 혹은 부당함을 더 많이 느끼는게 현실이다.

한강 '소년이 온다' [사진=창비]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단 한번이라도 내가 '권력을 갖고 있다'고 손을 들 수 있을까. 광복 이후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까지 너무 많은 크고 작은 희생이 있었기에, 그저 문자로만 존재할 뿐 마음으로 쉽게 와닿지 않는 문장이다.

그 중에서도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광주 및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민주화 운동은 국가의 폭력적인 탄압의 대표적인 사례다. 누군가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이자 누군가에게는 피하고 싶은 과거지만 그럼에도 매년 이맘때쯤 언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망각하지 않기 위해서다. 4년밖에 안 된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도 '이제 그만 잊으라'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에서, 삼십여 년 전의 과거는 오죽할까.

'소년이 온다'는 작가 한강이 어린 시절 우연히 알게 된 광주의 이야기를 마음 속에 담아두다 완성한 작품이다. 계엄군과 맞서 싸우다 죽게 된 중학생 동호를 중심으로, 그의 친구, 함께 맞섰던 형과 누나들, 마지막으로 동호의 가족들 이야기를 통해 당시 상황과 그 이후, 일상에서조차 고통 받아야 했던 이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다. 그간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여러 영화나 연극, 혹은 다른 소설들과 달리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사실 이 소설 속에서는 단 한번도 '5월 18일'이나 '광주' 등의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폭력의 잔인하고 선정적인 묘사 없이도, 구구절절 울리는 신파 없이도, 각각의 상황 속에서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덤덤한 문체는 마치 별 거 아닌 듯 시작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인물들의 경험들이 휘몰아치며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134쪽)

결국 사람이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남은 이도. 그리고 기억하고 바로 잡고 위로할 이도.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됐지만, 마치 경험한 듯한 생생함은 그날의 역사 그 자체다. 여전히 진상 규명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일도 답보된 현재. 이 서글픈 현실 속에서 당시의 광주와 지금을 돌아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소년이 온다 / 한강 지음 / 216쪽 / 창비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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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커머스·AK몰도 정산 지연 공지…큐텐그룹으로 확산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티몬·위메프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같은 큐텐그룹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와 AK몰의 정산도 중단됐다. 31일 인터파크커머스는 전날 저녁 입점 판매자 대상 공지를 통해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 AK몰은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영향으로 인해 판매대금 정산을 수령하지 못했고, 일부 PG사의 결제대금 지급 보류 영향으로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고 안내했다. 전날 인터파크커머스 판매자 공지. [사진=독자 제공] 이어 "지금 이 시각까지도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파트너사 정산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부득이하게 판매대금 정산 지연이 발생하게 됐다"면서 "진심으로 사과와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 모든 임직원은 사태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2022년 9월 티몬, 작년 3월과 4월에 각각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인수했다. 이어 올해 2월 위시를 인수하고서 지난 3월 온라인쇼핑몰 'AK몰'도 사들였다. 앞서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AK몰, 인터파크 쇼핑, 인팍쇼핑을 포함한 인터파크커머스 플랫폼의 판매 대금은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정산 지연 이슈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판매자들에게 공지한 바 있다. 그러나 전날 구영배 큐텐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AK몰도 내부 직원들의 전언에 의하면 정산이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김남근 의원 질의에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mkyo@newspim.com 2024-07-3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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