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개사 중 홀로 BIS비율 10% 미만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페퍼저축은행이 4개월새 2번의 유상증자로 11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올해부터 대형 저축은행에 적용되는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BIS비율) 기준이 상향돼 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1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50억원 규모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지 4개월 만이다.
페퍼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9.02%였다. 올 1분기 말에도 9%대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올 1월부터 자산 1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의 BIS비율 기준을 7% 이상에서 8% 이상으로 상향했다. 페퍼저축은행도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1조7125억원으로, 강화된 BIS비율 규제를 받아야 한다.
현재 페퍼저축은행의 BIS비율이 금융당국 규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9월 말에도 자산이 크게 늘면서 BIS비율이 8%대로 떨어진 적이 있다. 이에 페퍼저축은행은 12월말 200억원 규모 신용대출채권 매각, 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BIS비율을 끌어올렸다.
금융당국에서도 암묵적으로 저축은행에 안정적인 BIS비율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준선이 8%이기는 하지만, 당국에서 저축은행들의 BIS비율이 한자릿수일때 보다 정밀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이에 상당수 저축은행이 BIS비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평균 BIS비율은 14%가 넘는다. 페퍼저축은행을 제외한 상위 10개 저축은행도 지난해 BIS비율이 모두 10% 이상이었다. 2016년 말 페퍼저축은행과 함께 BIS비율이 9%대였던 JT친애저축은행, OSB저축은행도 지난해 말 BIS비율이 10% 이상으로 올라갔다.
페퍼저축은행도 중장기적으로 BIS비율을 10% 이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다만 페퍼저축은행이 한번에 자본을 확충하지 않는 것은 호주 페퍼그룹의 정책에 기인한다. 페퍼저축은행(구 늘푸른저축은행)은 2013년 호주를 중심으로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페퍼그룹이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회사들은 BIS비율이 각 국가의 기준선보다 지나치게 높으면, 자본을 많이 쌓아놓는 것이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저희도 최대한 규제당국,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BIS비율을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