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에 대해 과도한 낙관론을 품으면 안 된다는 전문가들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고 23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실험 동결이라는 약속을 언제든지 파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양보한 것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은 불완전한 핵 위협에 만족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북한은 지난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 하에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진=노동신문] |
북한이 불완전한 핵 위협에 만족한다는 것은 미국 내 표적을 맞출 만큼의 역량은 안 되지만, 미국 정부에 공포를 조성할 수 있는 핵무기 수준에 북한이 만족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미사일 위협을 통해 미국에 불확실성이란 우려를 불러일으켰으며 이 점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조슈아 폴락 미국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사일을 통해 미국 군대에 주의를 주고 싶었던 것"이라며 "적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서 모든 것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일 정권 시절 연료와 대체 원자로, 체제 안정을 보장받는 대가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고 합의했었다. 그러나 결국 이 합의는 실패로 끝났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과 합의를 이루려면 핵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을 해체해야 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38노스의 조지프 버뮤데즈는 "북한의 핵실험 동결 발표가 일관성이 있고 협상에서도 진전을 보인다면 긍정적 신호일 수 있다"며 "다만 북한이 곧바로 핵시설을 해체할 거라는 과도한 낙관론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은 작년 9월 핵실험과 작년 11월 미사일 실험 이후로 사실상(de facto) 동결된 상태였다. 북한의 비핵화 선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이유는 없다는 지적이다.
버뮤데즈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포기했다는 뜻이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며, 이는 다가올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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