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파이, 존슨, 허니웰 등 글로벌부품사들 미래차사업부 분리시켜
막대한 연구개발비용 조달에 유리하고 기술개발 의사결정에 유리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이 미래자동차 개발경쟁에서 올바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자동차부품회사들도 최근 들어 미래차 연구개발(R&D)부분을 쪼개고 합치는 ‘분할정복’이 유행이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용을 조달하는 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데다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미래차 개발에 적합해서다.
흥국증권은 18일 ‘글로벌 부품업체들의 분사이유’ 보고서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의 분할합병은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부품사업에 대한 ‘교통정리’의 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의 기존 부품전략인 ‘독자적으로 최대한 많은 부품 개발 및 공급’은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 고비용이 들고 시간적으로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부품회사들도 미래차 개발사업과 일반사업부분을 분할하고 있다.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전기자동차화, 차량공유 등 4대 기술흐름이 워낙 빠르고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막대한 R&D(연구개발) 돈이 투입돼 전통적인 부품개발 체계로는 대응할 수 없어서다. 특히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서비스업체들이 자율주행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비용을 투자하며, 전통적인 차부품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존슨 콘트롤스(Johnson Controls)가 2016년에 자동차 시팅(Seating) 사업부와 건물 및 전력관리 사업으로 분할했다. 델파이(Delphi)는 자동주행 등 능동안전시스템 사업부분인 앱티브(Aptiv)와 파워트레인 및 전동화 사업인 델파이 테크놀로지로 쪼갰다. 허니웰(Honyewell)은 터보차저 및 전동화 제품 사업부와 기타사업으로 올해 분할할 예정이다.
프랑스의 포레시아(Faurecia)는 미래형 인테리어, 시팅 및 모빌리티 사업부와 자동차 외장 사업을 분할 시켰고, 스웨덴의 오토리브(Autoliv)는 전장 사업과 수동 안전시스템 사업으로 나눴다.
글로벌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독일의 콘티넨탈(Continental)도 타이어와 자동차 부품사업을 분사할 예정이다.
박상원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델파이의 앱티브는 올 4월18일 기준 예상 PER(주당순이익)이 16.8배, 델파이 테크놀로지는 10.3배를 받으면서 자본시장이 자율주행에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자율주행사업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어서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키지가 조사한 설문조사를 보면 자율주행차 유무만으로 브랜드를 바꿀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6%가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미래차의 핵심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사업부분과 AS부분을 분리했다. 미래차 기술을 현대모비스가 총괄하고 주도하는 그림이다.
박상원 애널리스트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전동화 등 3개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의 분사는 글로벌 자동차부품사들의 분사흐름에서 시의 적절하게 평가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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