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영 수업 중 "위안부 할머니들 근거 없다"라고 발언 파장
"본래 취지와 달리 오해 일으켜...학생들에게 미안"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객관적 접근 필요하다는 취지
사과 이후에도 총학은 지속적 사과 요구
[뉴스핌=이성웅 기자] 국내 마르크스 경제학파의 거두로 꼽히는 윤소영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가 논란에 휘말렸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해서는 안될 위안부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거두절미식 그릇된 검열과 비판 문화의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소영 교수 |
28일 한신대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교수는 최근 한신대 총학생회와 일부 동아리들로부터 위안부 비하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를 받고 있다.
사태의 시작은 지난 9일 있었던 국제경제학과 1학년 전공 과목인 '경제학개론' 강의다.
당시 윤 교수는 수업 도중 역사를 인과론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부연하면서 "요즘 우리나라 위안부 할머니들 보면 아무런 근거가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역사를 날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70여분 수업 중 10초가 채 안되는 발언이었지만 파장은 컸다.
한 학생이 페이스북 '한신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이를 본 총학생회까지 성명문을 내는 등 윤 교수를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총학생회는 성명문에서 "윤소영 교수가 자신의 강의실에서 위안부가 날조된 역사라고 했다"라며 "여기서 '날조'라 함은 위안부는 일본군에게 자발적으로 성을 제공했고, 이것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매체도 총학의 성명을 기사화하며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됐다.
자신의 발언이 대내외에서 논란이 되자 윤 교수는 총학생회와 위안부 관련 교내 동아리 등 학생단체 대표자들을 불러 지난 21일 간담회를 열었다.
윤 교수는 이 자리에서 "본래의 취지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라며 "보완설명을 하지 않아 여러가지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 미안한 심정이다"라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해당 발언이 나오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날조'란 단어에도 여러가지 뜻이 있겠지만, 당시 나는 '주관적으로 해석한다'라는 의미에서 사용했다"며 "우리나라는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 주관적으로만 설명하는데 객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한신대학교 홈페이지 |
윤 교수는 지난 23일 수업에서도 학생들에게 같은 취지로 설명을 하며 "오해를 일으키게 해서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총학은 28일도 입장문을 내고 "윤 교수의 발언이 문제적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학우들에게 사과하라"라고 요구 중이다.
일각에서는 학자의 발언을 거두절미식으로 차용해 비판을 가하는 것으로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한 학생은 "수업을 들어보면 오히려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비하할 의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며 "학생사회와 윤소영 교수 사이에 언어 사용에 있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신대 경제학과 대학원 졸업생들도 성명서를 통해 총학생회의 미숙한 인식과 대응을 비판하고 사과할 것을 역으로 요구했으며, 사상의 자유와 교수권 침해에 대해서 반발하고 있다.
윤 교수는 수강생들이 합의할 경우 1학기 중간고사 이후 강사를 교체해주겠다고 공언해 놓은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